50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연기로 파문을 일으킨 옵티머스 자산운용이 펀드 운용과정에서 부정거래행위와 자금 횡령, 자료 은폐 등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 자료에서 지난 6월부터 시행한 현장검사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투자대상 속여 펀드 '돌려막기'··· 자금 횡령해 대표가 주식·파생상품 투자도
금감원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펀드 투자자금을 모집할 당시부터 투자 대상을 속였다. 부동산 및 개발사업 등 위험자산에 투자할 목적이었음에도 투자제안서에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것으로 기재했고, 이에 기초해 안정적 자산에 투자된다고 투자자를 오인토록 하여 자금을 모집했다. 검사 결과 실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실적은 없으며 옵티머스 임원 등이 관리하는 기업의 사모사채를 편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이체하여 부동산이나 펀드간 돌려막기에 자금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옵티머스 운용은 금감원의 현장검사 직전 PC 및 관련자료를 적극적으로 은폐하기도 했다. 본점 소재 건물에 위치한 별도 사무실, 인근 창고 등에 주요 임직원의 PC와 관련자료를 숨긴 뒤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이다. 공공기관 매출채권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계약서 등을 요구하자 허위의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판매사·수탁회사·사무관리회사 검사 병행··· 채권보전 및 분쟁조정·제재 속도 낸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 과정에서 옵티머스운용 뿐 아니라 NH투자증권(판매사), 하나은행(수탁회사), 예탁결제원(사무관리회사)에 대한 검사도 같이 진행했다. 지난 17일 종료된 예탁원과 하나은행 검사에서는 사무관리 업무와 수탁업무와 관련된 내부 통제가 적정했는지를 확인했다.
NH투자증권 현장검사는 24일까지 진행된다. 상품심사 절차에서 옵티머스 펀드의 상품구조와 자산의 실재성 등을 적절히 확인했는지를 점검했다. 이와 함께 사내 설명자료와 투자권유시 설명 내용이 신탁계약에 기재된 목적 및 자산과 차이가 있었는지도 확인했다. 판매 과정에서 원금손실이 없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이 사용되었는지 여부도 점검됐다.
옵티머스 운용은 주요 임직원이 퇴사하거나 검찰에 구속 기소된 상태로, 금감원(3명), 예보(2명), 판매사(3명)이 관리인으로서 펀드와 회사 고유재산을 관리 중이다. 현재 이들 관리인을 중심으로 판매사 협조를 얻어 채권보전 절차를 진행 중이다. 확보 가능한 채권을 파악하기 위해 회계법인에 의한 자산실사가 이뤄지고 있다. 실사 완료 이후에는 적절한 자산운용사에 펀드 이관도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해 지난 17일까지 접수된 분쟁조정신청은 총 69건으로 나타났다. 모두 NH투자증권 판매분이다. 금감원은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해 검사결과 분석, 3자 면담 등을 거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환매 진행결과와 자산실사 등을 고려한 법률검토 결과에 따라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