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콘텐츠의 해외진출에 힘입어 2018년 우리나라 저작권 수출액은 66억달러, 저작권 무역수지는 역대 최고인 1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합법 저작물 시장의 저작권 침해율도 10.7%까지 감소하는 등 국민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하다. 온라인 환경이 발전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보편화되면서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저작권 침해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공개한 ‘2019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합법저작물시장은 20조8057억원에 달한다. 이중 침해 규모만 2조4916억원 규모다.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단체 등 다양한 조직에서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야기된 결과다.
유튜버 A씨는 최근 개봉한 영화 '반도'를 관람한 뒤 '좀비 영화'에 푹 빠져버렸다. 순식간에 '반도'의 전작 '부산행'까지 정주행한 A씨는 영화 리뷰 콘텐츠를 제작해 자신의 채널에 올리기로 했다.
영상을 편집하던 A씨는 고민에 빠졌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부분과 결말 장면을 그대로 게재해도 되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별다른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 A씨는 다른 유튜버들처럼 핵심 장면과 결말 부분을 포함해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다. A씨의 '영화 리뷰 콘텐츠'는 아무 문제가 없는 걸까?
이대로라면 유튜버 A씨의 콘텐츠는 위험하다. 영화의 일부 장면을 그대로 복제·전송하는 건 영화 저작권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에서는 인용되는 영화가 콘텐츠의 주(主)인지 종(從)인지를 두고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한다. 특히 영화 리뷰 콘텐츠의 경우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복제하거나 변형한 것으로 보고 저작권을 침해한다 판단할 여지가 있다.
그렇지만 모든 영화 콘텐츠가 저작권을 침해하는 건 아니다. 해당 영상이 저작물의 인용 또는 공정한 이용에 해당하면 저작권 침해가 아닐 수 있다.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제35조의3(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속하는 유튜브 복제물은 침해에서 면책될 수 있고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한 정당한 범위 내에서 인용할 수 있다.
저작권법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제35조의3(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출처를 명시해야 한다. 영화 리뷰 콘텐츠를 제작·업로드하려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 밖에 영화의 의도를 훼손하거나 저작권자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으로 편집해 리뷰를 제작할 경우 동일성유지권 침해로 문제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유튜브에서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해당 콘텐츠 게재가 영리적 목적일 경우 자유 이용이 허용되는 범위가 좁아지니 주의해야 한다.
영화 리뷰 콘텐츠를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작권 침해 없이 영상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저작권자에게 이용 허락받기 △원저작물을 부수적으로 새로운 콘텐츠 제작 △저작권 보호 기간이 끝난 영화 사용이 바람직하다.
영화 저작권을 가진 제작사·배급사에 연락을 취해 콘텐츠 제작에 대한 허락을 받는다. 허락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영화사가 공식적으로 게재한 예고편·홍보 영상 등을 사용하도록 한다.
또 원저작물을 부수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한 경우 저작권법 제35조 2의 '공정 이용' 개념에 해당한다. 공정 이용의 경우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여러 요소를 결합해 판단하는데 해당 콘텐츠에서 원저작물의 비중을 기준으로 삼는다. 원저작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저작권 침해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영화 줄거리보다는 유튜버의 해석과 견해를 녹여내 새로운 의미나 메시지 전달해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로 제작하는 게 좋다.
마지막 방법은 저작권 보호 기간이 끝난 영화를 위주로 리뷰하는 것이다. 저작권법 제42조(영상저작물의 보호 기간)에 의하면 영상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은 공표한 때로부터 70년 동안 이어진다. 70년 전에 제작된 영화는 별도의 허락 없이도 사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