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 상황이 완연해지며, 미국의 경제 회복세가 불안한 모양새다. 고용시장은 물론 소비시장 회복 속도도 둔화했고, 주식시장은 재봉쇄 관련 소식에 출렁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고용부는 지난주(7월 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30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주의 131만건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시장 예상치인 125만건을 웃돌았다.
이날 블룸버그는 "15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한 주간 1만건 감소는 지난 3월 코로나 사태 이후 집계에서 가장 적은 감소폭"이라면서 "미 전역에 재유행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노동시장 회복세가 멈춰서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미국 50개 주(州) 중 39개 주의 신규 확진이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남서부 '선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경제활동 재개 계획을 중단하거나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를 재강화해 신규 실업자가 예상보다 많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의 인력 감축 계획이 속속 나오며 7월 고용지표는 더욱 악화할 것이란 전망도 이어진다.
아메리칸항공은 10월까지 2만5000명을 감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고, 유나이티드항공은 같은 기간 3만6000명의 직원들에게 임시해고를 통보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부문도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양새다.
같은 날 미국 상무부는 6월 소매 판매가 7.5% 증가해 전망치인 5.2%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18.2%를 기록한 지난 5월 깜짝 급등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소매 판매치를 당초 '17.7% 증가'에서 '18.2% 증가'로 상향 조정했다.
두 달 연속 상승세는 지난 5~6월 본격화한 경제 재개 기조로 각 지역의 경제활동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가세가 둔화한 데다 코로나19 재유행세가 완연해지면서 7월에도 증가세가 이어질지 미지수다.
특히, 미국 내 인구가 가장 많고 경제 규모도 큰 지역인 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주 등이 최대 확산지로 올라서면서 이들 지역의 경제활동 위축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시장은 코로나19 현황에 따른 각 지역의 경제활동 위축세와 재봉쇄 결정 여부에 촉각이 곤두서있는 상태다.
실제 지난 13일 오후 캘리포니아주가 주 전역의 식당 내 술집과 체육관, 극장 등에 대한 영업 중단 조치를 전격 발표하자, 나스닥을 중심으로 뉴욕증시가 무너지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한 실리콘밸리 등에 직격탄을 우려한 투자자들은 급격히 매도세로 전환하면서 나스닥지수는 226.60p(포인트)나 떨어졌고, 장중 1793.02달러까지 치솟았던 테슬라는 1497.06달러까지 고꾸라졌다.
16일에도 금융전문 매체 '제로헤지'가 이날 오후 3시경 "텍사스주가 다음날 셧다운을 발표할 것이란 루머가 있다"는 트윗을 올리자 S&P500지수 등 시장 변동성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이에 따라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미국 민주당 등은 미국 경기 이중침체(더블딥) 가능성을 제기하며 추가 부양책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