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2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분기 대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감한 이후 반등에 성공하고, 일부 증권사의 경우 투자은행(IB) 부문도 예상 밖의 호실적을 거뒀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 합계는 91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순이익 8302억원보다 9.90%(822억원) 증가한 규모다.
증권사별로는 1분기 1134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한국금융지주가 1922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래에셋대우는 171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키움증권의 경우 1447억원, NH투자증권 1437억원, 메리츠증권 1430억원, 삼성증권 1174억원의 당기순이익이 전망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시 회복에 따른 사상 최대 수준의 거래대금과 증시대기자금 등으로 브로커리지 수익과 트레이딩 관련 이익이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8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45.5%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7.2% 늘어난 46조2000억원, 신용잔고는 93.6% 증가한 12조5000억원 수준이다.
코스피 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장중 1439.43까지 떨어졌던 지난 3월 19일 이후 급등해 지난해 말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주식 거래가 늘어나면서 수수료 손익이 확대됐다"며 "신용잔고 회복으로 이자 손익도 견조하고 글로벌 지수 반등에 따라 주가연계증권(ELS) 조기 상환도 일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부 증권사의 경우 IB부문 실적도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증시 반등에 따라 기업공개(IPO) 등 관련 딜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활기가 돌면서 그동안 코로나19 사태로 부진했던 IB 딜도 조금씩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