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한 달 앞두고 첫눈이 내린 가운데 연말 증시에서 자주 언급되는 ‘산타랠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타랠리는 통상 연말에서 새해 초에 걸쳐 증시가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증시 상황을 고려할 때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2500선에서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2890선까지 올랐던 7월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시장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릴 동력이 부족하다”며 “연말 랠리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 산타랠리 요인 중 하나인 배당주도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과거에는 배당락 전에 배당주 매수세가 몰리며 연말 증시가 강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내년 1분기에 배당액이 확정된 뒤 배당일이 결정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배당주 중심 매수세도 예년보다 약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업종에서 국지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내년 펀더멘털 개선이 예상되는 제약·바이오, 여행, 조선, 항공운수와 같은 산업은 상승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제약·바이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수혜를 입을 대표적인 업종이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미국·중국 규제 강화에 따른 인수합병 및 라이선싱 등 신약 개발 사업 기대 확대와 위탁생산CMO) 및 시밀러 사업 매출 성장이 확실시된다”며 “기술적 차별화로 경쟁력을 가진 기업, 마일스톤을 성실히 이행한 기업, 매출 실적이 탄탄한 기업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목해야 할 분야로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비만, 자가면역, 바이오시밀러 등”이라며 “바이오 투자심리 악화를 고려해 매출이 탄탄한 기업에 관심을 기올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반도체 등 기술주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기술주 중심의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금리 상승과 관련된 압박이 지속되면서 성장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도 한몫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시장 관망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관망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산타랠리를 기대하기보다 업종별로 철저히 분석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