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선엽 장군 사후 그를 둘러싼 공과 논란이 뜨겁다.
백 장군을 두고 6·25 전쟁의 영웅과 독립군을 토벌한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평가가 동시에 존재한다.
여야 일각에서는 백 장군에 대한 조문과 대전현충원 안장 여부와 관련한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① 강 장관, 백 장군 빈소 찾았나?
강 장관은 지난 13일 백 장군의 빈소를 찾아 방명록에 이름을 남겼다. 유족과도 짧은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 장관은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식이 치러진 첫날(10일) 빈소에 다녀왔지만, 백 장군에 대한 조문은 하지 않아 논란에 휩싸였다.
백 장군이 주프랑스·캐나다 대사를 지내기도 했는데 현직 외교부 장관이 '선배 외교관'을 너무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에 강 장관은 장례 마지막 날 조용히 다녀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강 장관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② 백 장군 조문 논란, 왜 있나?
지난 10일 노환으로 별세한 백 장군은 6·25 전쟁 중 초기 1사단장으로서 다부동 전투 승리를 이끄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1952년 최연소 육군참모총장에 올랐다. 당시 만 31세 나이였다. 아울러 백 장군은 한국군 최초의 4성 장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창설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장교로 복무한 이력이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백 장군에 대해 '친일인사'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백 장군에 대한 조문 여부를 두고 진영 갈등이 벌어졌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백 장군 별세 직후 공식 논평을 내지 않다가 홀대 논란이 일자 지도부를 중심으로 조문했다.
반면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백 장군에 대해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는 혁혁한 공로를 세운 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빈소를 찾는 대신 '대통령 문재인' 명의의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③ 현충원 안장 논란은 무엇인가?
여야는 백 장군 조문 여부를 넘어 현충원 안장을 두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정부가 서울현충원이 포화 상태라는 이유로 백 장군을 대전현충원에 안장하겠다고 밝히자 통합당은 전쟁영웅에 대한 예우를 다하려면 서울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장지와 관련한 공식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다만 김홍걸 민주당 의원 등이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제외하고, 이미 안장된 친일파 묘의 경우 강제 이장하도록 한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정의당은 백 장군이 "일본이 조선독립군 부대를 토벌하기 위해 세운 간도특설대에 소속돼 독립운동가를 탄압한 장본인"이라면서 현충원 안장 자체를 반대했다.
논란이 가열되는 상황 속에서 백 장군 유족은 "대전 현충원 안장에 만족한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