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美의 대북 특사 파견 원한다?…"김여정 '美 DVD 요청', 북·미 만남 희망 의미"

2020-07-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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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전달 계기 북·미 물밑 접촉 희망 메시지 담겼을 수도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 DVD’ 언급이 미국에 대한 대북 특사 파견의 속내가 담겨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받는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3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 제1부부장이 미국에 독립기념일 기념행사 DVD를 요청한 것은 두 가지 노림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와의 사이가 굉장히 가깝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 첫 번째”라며 그다음은 미국에 ‘누군가를 보내라는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했다.

앞서 김 제1부부장은 지난 10일 대미 담화문에서 연내 북·미 정상회담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그의 담화는 시종일관 미국의 행동 변화에 대한 질타로 가득 찼다.

그런데 담화 말미에 김 제1부부장은 뜬금없이 “미국의 독립기념일 행사 DVD를 소장하고 싶다”고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해당 DVD를 ‘개인적으로’ 얻고 싶다며 김 위원장의 허락을 받았다고도 언급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두 정상이) 그만큼 가까운데 미국이 지금 정상회담 하고 싶어도 굉장히 여러 가지 절차상 어렵고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미국 국무부 장관)나 마이크 펜스(미국 부통령)나 이런 실무 최고 관료들이 지금 굉장히 난색을 표하고 있으니깐 일단 쉽게 시작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DVD 보내면서 특사 같은 것을 보내라”며 “(존) 볼턴(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에도 보면 폼페이오가 평양에 갔는데 김정은 만났냐는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폼페이오는 못 만나고 왔는데 엘턴 존의 로켓맨 CD 전했느냐, 그것만 물어봤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파일 전송으로도 얻을 수 있는 미국 독립기념일 기념행사 영상을 굳이 ‘DVD로 받아보고 싶다’고 언급한 것 자체를 북·미 간 물밑 접촉을 희망한다는 의미가 내포됐다는 의미로 해석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3일(현지시간) 사우스 다코다 주 키스톤의 러시모어산에서 열릴 독립기념일 축하 불꽃놀이를 위해 행사장에 도착하자 상공에서 전투기들이 공중분열식을 펼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홍 수석연구위원은 김 제1부부장이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오는 10월 10일 조선노동당 창립 75주년과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봤다.

김 위원장의 의전을 책임졌던 김 제1부부장이 당 창건 75주년 행사 준비에 미국 독립기념일 기념행사를 참고하려는 목적이 담겼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의 의전행사 그런 걸 굉장히 대단하게 좀 잘한다. 그러니까 자기들도 국가주의적으로 뭔가 해보고 싶은데 참고하려는 그런 마음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김 제1부부장이 비핵화 협상 재개 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언급한 것에도 주목했다.

그는 “지금 북한이 이야기하는 지금까지는 일부 비핵화 대 제재 해제 이걸 이야기했는데 제재 해제 그게 문제가 아니라 다른 게 문제라고 그러면서 적대시 철회를 해야 협상이 재기(再起)될 것이라고 했다”면서 “지금 협상의 문턱을 더 높였는데 자기네가 갑이라고 생각하고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그런 차원”이라고 했다.

또 “거기에 한·미연합훈련도 들어있다”며 “남북 관계만 생각하면 (정부가)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고 그랬으면 좋겠다”면서도 “이게 또 연기하더라도 전시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받아오는 뭔가 기술적인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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