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해 대화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이 북한 전략무기 개발의 핵심인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서열 5위로 등극해 주목을 받는다.
2008년 북한 공군사령부 사령관이었던 리 위원장은 12년이 지난 현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등 북한 주요 간부들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
북한 후계자로 지목받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제3열에, 다른 당중앙위 부위원장과 총참모장 등 군부 3인방이 제2열에 위치했다.
2010년 인민군 대장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군사 행보에 함께했던 리 부위원장이 ‘김정은 체제’에선 군부 내 2인자이자 실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공군사령부 사령관에서 당 중앙위 부위원장,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자리까지 오른 리 부위원장의 고속승진은 김 위원장의 성과주의 인사 특징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평가다.
아울러 북한이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전쟁 억제력’ 강화를 선언하고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 의지를 드러낸 것도 리 부위원장의 ‘승승장구’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노동신문이 ‘화성-14형’ 발사 3주년을 기념한 기사를 쏟아냈다는 점도 리 위원장의 위상을 뒷받침한다.
리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의 핵심 주역으로 꼽힌다. 특히 수년간 북한의 주요 무기실험 현장마다 김 위원장을 수행하며, 북한 무기 개발 부문의 실세임을 드러냈다.
앞서 통일부가 발간한 ‘2020 북한 주요 인물정보’에 따르면 리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 집권 초기엔 군부대 시찰, 훈련지도 등에 동행했다. 이후에는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 ‘북극성-2성’, ‘화성-14형’, 첨단전술무기시험 현지지도에도 함께했다.
지난해 4월부터는 북한의 새로운 전략무기 성능시험 현장에 매번 함께했다. 또 지난 3월 김 위원장의 전술유도시 시험사격과 ‘초대형 방사포’ 실전배치 참관 그리고 4월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 시찰에도 동행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앞서 “리병철의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임명은 (북한의) 상징적·실질적 조치”라며 “총정치국장이나 총참모장이 아닌 군수공업부장을 부위원장에 앉힌 것은 지속해서 전략무기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략무기 중심의 군사전략, 작전 변경, 조직편성 등을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