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권수립일(9·9절)을 맞아 당·정 지도 간부를 대상으로 연설을 한 데 대해 "형식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상 9·9절은 연설 자리가 아니었다. 민심 수습과 함께 연말 성과 달성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 보면 핵 무력의 정당성과 핵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며 "그러면서도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이라며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회피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9·9절에서 연설을 하지 않았던 김 위원장이 올해 전과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은 최고인민회의 개최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9월께 열렸으며, 김 위원장은 보통 이 자리에 참석해 시정연설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월 선거를 통해 새롭게 출범했어야 할 최고인민회의 개편이 더뎌지며 김 위원장은 9·9절을 활용해 연설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당국자는 최고인민회의 개최가 늦어지고 이유에 대해 "북한에 어떤 상황이 있는지 예단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일각에선 지난 1월 김 위원장이 주문한 국경선 획정이나 통일 지우기 등 헌법 개정 관련 세부 사항에 대한 내부적 결정이 지연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9·9절을 맞아 김덕훈 내각 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당·정·군 간부들은 지난 8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헌화했지만, 김 위원장은 올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2022년쯤부터 눈에 띄게 (참배) 횟수가 줄고 있다"며 "현재로선 평가가 쉽지 않지만 홀로서기의 측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