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중국, 우는 미국...팬데믹, 세계 자동차 시장 판도를 바꾸다

2020-07-0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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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6월 신차 판매 대수...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

미국·유럽, 신차 구매하려는 소비자 적어 실적 저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중국 자동차 시장은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과 유럽은 더딘 회복 속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자동차시장은 팬데믹 슬럼프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지난 1월 중국의 신차 판매 대수는 161만4000대를 기록한 뒤, 2월에는 22만4000대로 고꾸라졌다. 그러나 3월에 102만2000대가 판매되면서 다시 뛰어올랐다. 이후 중국에서 신차 판매 대수는 4월(150만대), 5월(163만4000대) 계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마침내 6월 신차 판매 대수는 228만대를 기록,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여전히 신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적어 실적이 저조하다.

지난 1월 미국의 신차 판매 대수는 113만대를 기록했으나, 4월에는 70만8000대로 뚝 떨어졌다. 이후 봉쇄 조처로 멈췄던 경제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하자 6월에는 110만대의 자동차가 판매되면서 소폭 회복했다.

이처럼 수요가 급감하자 올해 2분기(4~6월)에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가격을 할인해주는 등 속속 대안을 내놨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제너럴모터스(GM)의 2분기 판매량은 34% 감소했고, 같은 기간 도요타 자동차의 판매량 역시 3분의 1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신차 판매 대수도 39% 줄었다.
 
유럽도 팬데믹 후유증이 여전히 심각하다. 지난 4월 유럽의 자동차 판매량은 29만2000대로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 5월 유럽의 신차 판매 대수가 62만4000대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보였지만, 같은 달 중국(163만4000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 상반기 중국·미국·유럽의 신차 판매 추이[사진=WSJ 캡처]


이처럼 유럽이 다른 나라에 비해 팬데믹 후유증이 커진 것은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유럽 여러 국가는 부가세 인하 등 소비 진작을 위한 여러 정책을 내놓았지만, 예상보다 소비가 급증하지는 않고 있다. 유럽 내 인구 자체가 고령화되고 있고,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등 불확실한 시기가 계속되면서 유럽인들이 큰 지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다국적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의 스테파노 아베르사 부회장은 "유럽의 자동차 공장과 판매점들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구매를 꺼린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부진으로 올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보다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감소 폭에서 중국과 미국, 유럽이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다국적 시장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의 조나단 포스킷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 신차 시장이 전년 대비 11%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의 판매량은 각각 22%, 24%씩 쪼그라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킷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에 기대는 제조사들의 사정은 상대적으로 낫고, 중국 시장 규모가 적은 다른 제조사와 비교해 형편이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올 2분기(4~6월) 중국·미국·유럽의 BMW 신차 판매 대수 [사진=WSJ 캡처]


이는 최근 자동차업체의 판매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모델3은 지난 5월 전 세계적으로 2만847대가 팔렸다. 이 가운데 1만1095대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다른 제조사들의 매출에서도 ​이런 불균형이 나타났다. BMW는 올해 2분기 전 세계적으로 48만4397대를 판매했는데, 이 중 21만2617대를 중국에서 팔았다고 밝혔다. 팬데믹 위기에도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하면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5만6245대)과 유럽(15만1869대)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각각 40%, 46%씩 감소하며 맥을 못 추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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