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지난 1일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과 총 23조6000억원(100척 이상) 규모의 LNG 운반선 건조슬롯 수주 가계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향후 예정된 러시아, 모잠비크 LNG선 수주 가능성도 높아지는 상황. 기세를 몰아 글로벌 석유기업의 VLCC 발주가 이어질 경우, 높은 기술력을 앞세운 국내 3사가 중국 등을 제치고 수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석유기업 로열 더치 쉘(Royal Dutch Shell, 이하 쉘)은 최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발주 계획을 세웠다.
쉘은 중국 금융리스사인 밍셍파이낸셜 리징 등과 합작해 8000억원 규모의 VLCC 신조 프로젝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건조 선박은 LNG 추진 30만DWT급 초대형 유조선 8척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LNG선에 비해 부가가치는 낮은 편이나 안정적인 수주고를 확보할 수 있어 국내 조선 3사에는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년 대비 VLCC 발주가 절반 가량 줄어들면서 조선 3사의 근심이 깊다.
실제로 올해 글로벌 상선 누적 발주량은 지난 5월 기준 469CGT(Compansated Gross Tonage, 화물선 환산 톤수)로 전년동기보다 61% 줄었다. 조선 빅3는 지난 4월 말까지 연간 수주 목표의 10%도 채우지 못한 상태다.
그나마 기대되는 것은 고부가가치와 주력인 LNG선 발주가 잇달아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아틱LNG2 프로젝트를 통해 총 25척의 LNG 운반선을 발주할 계획이다.
1차(15척)와 2차(10척), 두 차례로 나눠 진행하는데 이미 1차분 5척은 삼성중공업이 수주해 건조 중이다. 이에 나머지 1차 잔여분 10척도 삼성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
외신 등에 따르면 2차 10척과 관련해서는 중국 후둥중화조선이 5척, 대우조선해양이 5척을 수주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모잠비크도 LNG 프로젝트를 통해 최대 17척을 발주할 예정이다. 모잠비크 발주량의 상당수는 카타르처럼 국내 조선 3사가 대부분 수주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상선 가운데 30% 정도는 VLCC과 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선종을 확보해야 한해 농사를 잘 지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물동량이 줄어 선박 발주가 반토막이다. 이로 인해 카타르 LNG 프로젝트 계약을 따내고도 마음 놓고 웃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