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58·사법연수원 17기)은 지난 3월 삼성전자의 법률고문으로 위촉됐다. 역시 특수통 검사로 이름이 높은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56·연수원21기)와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54·22기), 최윤수(53·22기) 전 국정원 제2차장 등은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김 전 검사장이나 이 전 검사장 역시 현직 시절 동기들 사이에서 선두를 다투던 엘리트였다는 점에서 ‘어벤저스급’ 변호인단이라는 평가도 있다.
최 전 검사장은 박영수 전 국정농단 특별검사(서울고검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과 함께 검찰 특수통의 전성기를 연 인물로 꼽힌다. 홍만표 전 검사장과 김경수 전 부산고검장 등과 함께 ‘17기 특수통 트로이카’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김경수 전 고검장과는 번갈아 대검 중수부장 직을 맡으며 대검 중앙수사부의 마지막을 장식하기도 했다.
한상대 검찰총장 시절에는 채동욱 당시 대검 차장검사와 함께 ‘총장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항명사태인 ‘검란’을 주도했다가 인천지검장으로 좌천됐다. 인천지검장 시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유병언씨 체포작전을 주도했다가 유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결국 검찰을 떠나게 됐다.
이후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민정수석으로 임명돼 박 전 대통령의 방패역할을 맡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퇴했다.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다 지난 3월 삼성 법률고문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맞상대가 될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수사부장(48·32기)은 그에 비하면 한참 후배다.
이 부장검사는 사법시험에 합격하기 전인 지난 1998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바도 있어 대기업 관련 수사에 빠지지 않고 투입됐다. ‘재계 저승사자’라는 점에서는 최 전 검사장과 비슷한 경력을 쌓은 셈
최 검사장과는 지난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때 같은 수사팀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당시 최 전 검사장은 대검 중수1과장(부장검사급)이었고 이 부장검사는 대검 연구관(평검사)였다.
박영수-채동욱-최재경으로 이어지던 특수통 검사의 ‘족보’는 이후 윤석열-윤대진-한동훈으로 이어지는데, 이 부장검사는 ‘윤석열 라인’과 국정원 댓글사건과 국정농단 사건을 맡은 박영수 특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 무렵부터 이 부장검사는 삼성의 승계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세대차는 상당히 벌어지는 관계지만 ‘특수통’ 선·후배가 맞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일부에서는 이 부장검사가 재벌수사로 이름을 높였던 만큼 최 전 검사장과 이 부장검사는 적지않게 ‘닮은 꼴’이라고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