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을 오가는 항공편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최대 2배로 늘어날 수 있게 됐다.
중국이 최소 3주간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노선의 증편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중국 민용항공국(민항국)은 4일 국제선 증편을 골자로 하는 '국제 여객 항공편 조정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통지에 따르면 중국행 국제선의 경우 각 항공사가 1개 노선을 주 1회 운항하는 규정은 원칙적으로 유지된다.
다만 새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3주 연속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노선은 주 1회에서 주 2회로 증편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대한항공은 인천~선양 노선을 주 1회 운항 중인데, 입국 승객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핵산 검사 결과 3주 연속 양성 판정 사례가 없으면 주 2회 운항이 가능해진다.
이 조치는 오는 8일부터 시행된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한 노선을 주 2회 운항하는 항공사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벌칙도 있다. 양성 판정을 받은 승객이 5명 이상이면 해당 노선의 운항이 일주일 동안 중단되고 10명을 넘으면 4주간 금지된다.
민항국이 갑작스레 규정 변경에 나선 데 대해 전날 미국 정부가 중국 항공사의 미국 노선 취항을 막는 제재안을 발표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교통부는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16일부터 중국국제항공과 동방항공, 남방항공, 하이난항공 등 4대 항공사의 미국 노선 운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코로나19의 역외 유입 차단을 위해 국제선 운항을 제한하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에 민항국은 이날 통지에서 기존 국제선 운항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항공사도 주 1회 운항이 가능하도록 허용키로 했다.
민항국은 "위험을 통제할 수 있고 (국제선 승객의) 수용 능력이 갖춰진다는 전제 하에 조건에 맞는 국가의 항공편을 적절하게 증편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펑파이 신문은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등 미국 항공사의 중국 노선 운항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평가했다.
한·중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도 덩달아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기준으로는 양국의 10개 항공사가 1개 노선을 주 1회 운항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대한항공(인천~선양), 아시아나항공(인천~창춘), 제주항공(인천~웨이하이) 등이 운항 중이다. 여기에 일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새로 추가될 여지가 생겼다.
중국 내 착륙지 변경도 가능해진다. 민항국은 국제선을 운항하는 항공사의 신청을 받아 중국에 착륙하는 도시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지난달 베이징 특파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 당국에 항공편 정기 노선을 증편하자고 제안했다"며 "초기 반응은 부정적이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