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영세가맹점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주말에도 카드매출대금을 기반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7개 카드사 중 신한카드만 시행하면서 사실상 영세사업자가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적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카드사가 카드 승인액을 기초로 주말에 한정해 영세가맹점 대상 대출을 취급할 수 있도록 법령해석을 변경했다.
하지만 영세가맹점의 경우, 토·일요일 등 카드사 비영업일에 카드매출대금을 받지 못해 주말 영업에 필요한 원재료비 등 운영 자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영세자영업자들이 고금리 대부업체에서 일명 ‘일수 대출’을 이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카드사의 주말 대출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목~일요일에 승인된 카드결제금액은 그 다음 주 월·화요일에 지급되는데, 영세가맹점주가 카드사에 신청하면 그 금액의 일부를 토·일요일에 대출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별도의 상환 절차 없이 그 다음 주 화요일에 지급되는 카드매출대금에서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고 나머지 금액만 입금된다. 금리나 한도 등 세부 기준은 카드사마다 다르다.
카드사의 주말 대출은 7개 카드사 중 신한카드가 먼저 시행한다. 신한카드는 금리를 연 5%의 확정금리로 정했다. 대상은 3개월 이상 매출이 발생하고 신용도가 양호한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이다.
한도는 그 주 목요일부터 신청 당일까지의 승인 금액 합의 80%까지다. 가맹점주가 자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이너스 대출 형태로 운영해 신용도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했다.
가령 A가맹점의 목·금 신한카드 매출이 100만원이라면, 토요일에 8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이자는 하루에 110원 수준이다.
문제는 가맹점주가 주말 대출을 통해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이다. 목요일부터 신청일까지 2~3일간 승인된 카드매출 중에서도 신한카드 매출 대금만 기초로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한카드 외에 다른 카드사는 주말 대출 시행에 미온적이다. KB국민카드는 주말 대출 대신 자체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신용카드 포인트를 기반으로 한 가맹점 매출대금 신속지급 서비스를 내달 출시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카드사가 영세가맹점에 카드 매출대금을 수수료 차감 없이 결제일 다음 영업일에 포인트로 지급하는 것이다. 가맹점주가 주말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된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하나카드는 현재 시행 여부를 검토 중이며 현대카드는 오는 7~8월에 주말대출을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카드사별로 판단해서 주말 대출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대출 금액도 적은 데다가 이자까지 내야 해서 영세 가맹점주에게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