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풍수학은 한국을 넘어 홍콩,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 해외에서도 '삶의 질'에 관한 컨설팅의 하나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이 풍수에 관심을 두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재물을 들고,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며, 불운을 막는 거의 모든 인간의 삶에 관여해 행복지수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아주경제는 풍수지리와 부동산 재테크를 접목해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풍수지리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한다. 우리 전통적인 학문인 풍수의 현대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오늘도 '소확행'을 꿈꾸는 평범한 사람들의 재테크에도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
수세가 좋다는 얘기는 물길이 그 터를 감싸고 돌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길이 감싸 안고 도는 안쪽에는 사람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안온한 터가 형성된다. 풍수 용어로는 '환포'라고 하는데, 물의 흐름이 터를 감싸 안 듯 유정한 모습으로 환포하는 터는 부자의 기운이 서렸다. 반대로 물길이 감싸 안고 도는 바깥쪽, 즉 물이 등지고 나가는 곳은 '반궁수' 터라 재물에 좋지 않다. 동작동 국립묘지의 길흉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반궁수가 바로 이런 곳이다.
서울에서 한강을 끼고 있는 지역 가운데 환포하는 터를 살펴보자. 한강의 수세에서 환포하는 지역은 대표적으로 하남시와 어린이 대공원이 있는 광진구청 인근지역이다. 이미 국내 최고의 부촌인 강남 압구정동, 새롭게 각광 받는 용산 쪽도 환포지역이다. 이렇게 물이 환포하는 지역은 성장과 발전이 빠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과 안동 하회마을의 수세와 조선의 한양 수세도 그렇다. 세계적으로도 부유한 나라의 수도, 크게 번성한 도시들은 대개 물길이 크게 환포하는 지역에 위치한다.
탄천도 풍수적으로 좋다. 탄천은 용인 구성에서 발원된 물이 지하철 분당선 죽전역 인근에서 성복천과 만나고, 미금역이 있는 분당구 구미동 쪽에서는 동막천과 합류하며 큰 물줄기가 된다. 판교가 감싸안고 흐르는 분당, 판교, 수서, 대치동 등은 모두 내로라 하는 대한민국의 부촌이다. 이 지역들을 감싸며 내려온 탄천은 청담대교 남단에서 한강과 합류한다. 한강 북쪽에서 바라보면 탄천은 조수(앞에서 터를 향해 들어 오는 물)에 해당돼 어린이 대공원, 건국대 쪽을 보살피는 대단히 좋은 물길이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탄천의 수세를 주목해 왔다. 그래서 분당의 미금역, 용인 수지구청역 주위 소형아파트를 추천했는데 두 곳의 수세는 탄천자락에서 가장 빼어날 뿐 아니라 광교산을 끼고 있어 산세 또한 아름답다. 성복천이 탄천으로 합류하기 전 수지구청을 감싸고 도는 모습이나, 탄천이 큰 물줄기로 변하면서 활처럼 감아 도는 미금역 주변의 수세는 풍수적으로 매우 길하다.
부동산 가격이 어디 풍수적 요소로만 결정되겠느냐만 그래도 풍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이사를 앞두고 역세권, 학세권, 숲세권 등 향후 투자가치를 따지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분명한 것은 풍수적으로도 길지에 자리 잡아야 다른 지역보다 발전과 성장이 빠르다는 사실이다.
기고: 김려중 대한풍수지리학회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