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 신탁시장에 뛰어든 3개 증권사 계열 신탁사 중 신영부동산신탁이 가장 많은 수탁고와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업황이 침체됐지만 공격적 영업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부동산신탁은 올해 1분기 영업수익(매출) 23억원, 수탁고 1조4720억원을 거뒀다. 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88%, 수탁고는 190% 증가했다. 다른 증권사 계열 신탁회사들과 비교해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대신증권이 출자한 대신자산신탁은 영업수익 17억원, 수탁고 958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영업수익 7억원, 수탁고 2834억원을 기록했다.
세 회사 모두 동일하게 시장 안착을 위해 위험부담이 적은 담보신탁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신영부동산신탁은 담보신탁 수탁고가 가장 큰 것은 물론 특히 부동산 처분을 대행하는 처분신탁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3사 수탁고 중 처분신탁 내역을 보면 신영부동산신탁이 2건·153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대신자산신탁의 경우 1건·700억원에 그쳤으며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0건이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신탁사들의 이익이 줄고 있는 와중에도 신영부동산신탁은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4개 부동산 신탁사들의 순이익은 4800억원으로 전년(5079억원) 대비 5.5%(279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 3월말 기준 회사 임직원 숫자를 살펴보면 신영(81명), 한국투자부동산신탁(80명), 대신(55명)으로, 대형 증권사 계열 신탁사들을 웃도는 인력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신영부동산신탁은 모회사인 신영증권과의 시너지를 활용한 사업구조의 다각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신영증권은 강점인 자산관리 서비스 노하우를 활용해 중소형 리테일 부동산에 대한 종합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금융위원회의 부동산신탁업 인가 심사 과정에서도 부동산 개발·분양·임대 전 과정을 돕는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아직까지는 차별화된 행보는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경쟁사인 대신자산신탁이 지난 2월 리츠 자산관리회사 인가를 취득하는 등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면모다.
신영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이해상충의 문제 등으로 모회사와 연계한 서비스 개발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진출 초기다 보니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담보신탁에 집중했으나 향후 시너지 발휘를 위해 꾸준히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