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마래푸’(마포래미안푸르지오), ‘신그자’(신촌그랑자이), ‘경자’(경희궁 자이) 등 강북 아파트 대장주 단지의 호가는 하락세 또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마래푸'의 전용면적 85㎡는 지난달 말 14억5000만원에 급매가 이뤄졌다. 종전 최고가인 지난해 1월 16억5000만원에서 2억원이 급락했다.
현재 해당 면적의 평균 호가는 15억4770만원으로, 저층은 14억8000만원, 중층은 15억원~16억8000만원까지로 형성돼 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호가는 16억원 후반대에서 17억원이었지만, 지금은 대내외 여건이 안 좋아지면서 1~2억원이 하락했다.
호가가 19억원까지 올랐던 마포구 대흥동 '신그자' 전용 60㎡의 현재 호가는 14억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14억6000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지난 1월 13억9500만원에서 거래는 멈춰져 있다.
종로구 홍파동 ‘경자’의 85㎡ 매매가 역시 3개월 동안 0.9%가 떨어지며 하락장을 맞고 있다. 지난 3월 말 해당 평형 매물은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종전 신고가인 지난해 12월 16억9000만원에서 4000만원가량 하락했다. ‘경자’는 한때 송파 잠실 대장주 아파트를 뛰어넘을 정도로 높은 가격대를 자랑했던 강북 대표 단지 중 하나다.
해당 면적은 지난달 말 급매물 가격이 17억2000만∼17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총선 직후 17억5000만∼18억원이던 시세가 보름여 만에 5000만원가량 더 내려갔다. 이는 지난해 12월 직전 최고가인 21억5000만원에 비해 최고 4억원이 내려, 10개월 전인 작년 6월 시세 수준으로 회귀한 수준이다.
또 다른 대표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역시 호가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전용 76㎡의 호가는 최근 18억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최고가 21억5560만원 대비 약 3억원가량이 낮다. 하지만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호가가 조금씩 오르는 모습이다.
이처럼 강북과 강남 지역 아파트 시장이 다르게 흘러간 이유는 목적이 서로 다른 투자처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북은 실수요자들이 거주를 위한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규제 영향을 크게 받지만, 강남 재건축 시장에는 대부분 돈이 있는 사람들이 투자 목적으로 들어온다는 의미다.
송파구 P공인 대표는 "돈 있는 사람들이 저가 매수 심리를 타고 투자를 위해 강남 재건축 시장으로 들어온 것"이라면서 "황금연휴 기간 여러 군데를 다니면서 떨어져도 반등이 확실한 특정 지역으로 몰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마포 등 강북 지역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거래가 둔화되는 분위기다. '마래푸' 단지 내 S공인 대표는 "이 지역은 실거주자가 많아서 황금연휴라고 많이 오르고 떨어지지 않는다. 규제가 심하다고 해서 급매로 팔아치우는 건 아니다. 기다렸다가 경기가 회복되면 팔려고 하지 서둘러 팔지는 않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인근의 G공인 대표 역시 "85㎡ 평형은 통상 15억원이 넘는다. 그럼 융자가 안 나오기 때문에 거래가 사실상 멈췄다"면서 "정권이 바뀌어 규제가 풀리면 '오르겠구나' 하는 기대 심리가 생기겠지만, 지금으로선 방법이 없다. 집값이 크게 떨어지진 않겠지만, 오르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감정원 자료를 살펴보면 4월 넷째 주 강북 14개의 아파트값은 -0.02%로 나타났다. 특히 강북 대표 고가주택 밀집 지역인 마포·용산·성동구(이하 마용성)의 아파트값은 각각 -0.06%, -0.05%, -0.02%를 기록했다. 마포의 경우 해당 주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0.07%)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