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원 잃은 버핏 "167조 현금 지키고 항공 버린다"

2020-05-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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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현금 '100억 달러' 늘어나...주식 투자는 18억 달러에 그쳐

"1분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살만한 매력적인 주식 발견 못해"

"코로나19도 미국 멈출 순 없지만 어떻게 베팅할지는 신중해야"

코로나19 패닉장 속에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167조원의 현금더미를 지키는 선택을 했다. 다만, 뉴욕증시 폭락 사태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 1분기 60조원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최근 항공주에 투자했던 것은 실수라고 인정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등 외신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1분기 말 기준 1370억 달러(약 167조6880억원) 상당의 현금을 보유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말 현금보유액인 1270억 달러에서 3개월 만에 100억 달러가 불어난 것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이날 "1분기에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살만한 매력적인 주식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올해 들어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3개월간 18억 달러의 주식을 매입하는 데 그쳤으며, 이와 함께 17억 달러어치의 자사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는 버핏이 지난 2월 17일부터 3월 23일까지 뉴욕증시 우량주 중심의 S&P500지수가 35% 급락과 급등을 반복한 '팬데믹 장세'를 가치 투자의 기회로 보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인 찰리 멍거 또한 지난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우리는 이 태풍을 잘 헤쳐나가기를 바랄 뿐이며, 태풍을 빠져나왔을 때 상당한 규모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길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해온 주식도 급락으로 인한 평가 손실을 피하진 못했다.

올 1분기 버크셔 해서웨이는 497억 달러(약 60조832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버크셔 헤서웨이의 평가 손실 금액은 545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작년 동기에는 216억6000만 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다만, 투자 부문을 제외한 1분기 영업이익은 보험 부문 수익이 호조를 보이며 전년 동기보다 5.6% 증가한 58억7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버핏 회장은 이날 오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의 잠재적 충격은 매우 광범위하다"면서도 "미국의 기적과 마법은 항상 승리해왔고, 또다시 그럴 것"이라며 "아무것도 미국을 멈출 수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여러분은 미국에 베팅을 할 수 있지만 어떻게 베팅할지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버핏은 아울러 "항공산업에 관한 한 세계는 변했다"면서 델타항공 등 미국 항공주에 투자했던 것이 실수였고 관련 투자를 모두 청산했다고도 밝혔다.

2016년 3분기 델타항공을 시작으로 항공주에 재투자해온 버핏 회장은 지난 2~3월 하락장에서 항공주 지분을 더 늘렸다. 2월 27일 당시 버크셔 해서웨이는 델타항공 주식 97만6000주를 4530만 달러에 추가 매수해 지분율을 11.2%로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1분기 동안 항공주가 평균 52% 폭락하면서 약 50억 달러의 평가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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