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메시지]③ 고진영·임성재·김연아 등 스포츠 스타들..."우리 함께 힘내요!"

2020-04-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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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사회 전반에 침체한 분위기가 감돌면서 국민들의 일상은 무참히 깨졌다. 연예·스포츠 스타들과 문화계 인사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자는 응원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봤다. -편집자 주-

지난달 12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범유행) 선언으로 모든 스포츠 종목이 취소되고, 선수들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것은 골프. 그 뒤로 축구·야구·배구 등등 수많은 종목들이 셧다운에 들어갔다. 일자리조차 불확실해진 선수들은 답답한 와중에도 국민들을 위로하고 기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국내·외에서 발이 묶인 선수들의 따듯한 마음을 한 번 느껴보자.
 

고진영[사진=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 제공]


◆ 세계랭킹 1위 고진영, 한국랭킹 1위 최혜진의 특급 기부와 응원

랭킹 1위들은 기부와 응원도 특급이었다. 고진영과 최혜진이 바로 그 주인공.

고진영은 여자골프 세계랭킹(롤렉스랭킹) 1위다. 그는 지난 2월25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고진영고진영고’ 영상을 통해 “전국적으로 또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가 국민을 두렵게 하는 상황인 것 같다”며 “많은 도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저는 제 직업을 통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꼭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고진영은 정확히 일주일 뒤에 자신이 뱉은 말을 지켰다. 그는 지난달 3일 코로나19 최전선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 1억원을 기부했다.

당시 그는 “코로나19와 힘겹게 싸우는 의료진들이 충분한 보호 장비를 갖추고 안전한 환경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방호복과 마스크 등 부족한 의료용품 마련에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최혜진[사진=KLPGA투어 제공]


2019시즌을 빛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최혜진이다. 그는 연말 시상식에서 6개의 트로피를 받았다. 대상과 상금왕도 독차지했다. 그런 그가 기부 행렬에 발맞췄다.

최혜진은 고진영과 같은 날(3월3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3000만원을 선뜻 내놨다. 기부금은 개인 위생용품 및 현장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를 위한 건강 보조 키트, 자가 격리 이웃을 위한 생필품, 식료품 지원에 사용됐다.

당시 최혜진은 미국에서 훈련 중이었다. 그는 “고향이 경남 김해인데 가까운 지역인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에서 많은 환자분이 발생하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며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은 골프 선수로서 앞으로도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동참해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혼다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든 임성재[사진=연합뉴스 제공]



◆ 맥 풀려도 듬직한 될성부른 나무…임성재와 김주형

코로나19 영향으로 대회가 도미노처럼 쓰러지기 직전 가장 주목받던 골프 선수는 단연 임성재다. 그는 지난달 9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뒷심 부족이라는 꼬리표를 뗀 마수걸이 우승이었다.

트로피를 들고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동시간대 WHO의 코로나19 펜데믹 선언으로 대회가 중단됐다.

임성재에게는 흐름이 끊기는 상황. 그는 현재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장(잭슨빌)에서 2시간 거리인 탬파에 머물고 있다. 자가격리 중에 낚시와 tvN에서 방영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즐겨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며 “환자분들의 쾌유를 바라고,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하시는 의료진분들과 봉사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하루빨리 이 사태를 이겨냈으면 한다”고 바랐다.
 

인자하게 웃는 18살 김주형[사진=아시안투어 제공]


김주형은 아시아의 떠오르는 별이다. 외모처럼 듬직하다.

그는 지난해 아시안투어 1승을 거뒀다. 고작 17살의 나이였다. 인도에서 열린 파나소닉 오픈 인디아는 최악의 환경 속에서 개최됐다. 미세먼지가 심해서 대회가 순연될 정도로 ‘독가스실’ 그자체 였다. 그는 지옥같은 골프장에서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기세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홍콩오픈에서 만난 그는 디오픈 챔피언십 출전을 고대했다. 다음 대회인 SMBC 싱가포르 오픈을 정조준 했다. 이 대회는 톱4 안착 시 디오픈 챔피언십 출전권을 받는다.

김주형은 당당하게 단독 4위로 경기를 마쳤다. 당시 그는 “디오픈 챔피언십에 출전하게 돼 기쁘다”며 “목표가 실현돼서 꿈만 같다”고 행복해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의 결정으로 디오픈 챔피언십이 취소됐다. 1945년 이후 75년 만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김주형에게는 맥이 풀리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활기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이 사태가 종식되기를 바란다”며 “한마음 한뜻으로 힘냈으면 좋겠다. 선수로서 열심히 연습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창호 9단[사진=한국기원]


◆ 바둑계 “한국과 중국 모두 힘내세요”…이창호·신진서·최정 9단 등 후원 물결

바둑계도 대세에 동참했다. 바둑은 한국·중국·일본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중국에서는 큰 대회 및 리그가 열린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이창호 9단이었다. 그는 2005년 농심신라면배에서 본선 10국부터 14국까지 5연승을 기록해 ‘상하이 대첩’을 일궜다. 중국을 상대로 말이다. 그런 그가 지난 2월3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피해 복구를 위해 써달라”라고 1000만원을 선뜻 기부했다.

당시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지 않던 상황이다. 선배 기사의 기부에 입신(9단의 별칭) 경지에 오른 선수들이 기부를 이어갔다. 신진서·최정 9단 등이 뒤를 이었다. 1000만원 씩을 나란히 기부했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사진=한국기원]


3월에 들어서자 상황이 역전됐다. 중국보다 국내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 이에 지난달 2일 한국기원(총재 임채정)과 프로기사협회(회장 차민수)는 대한적십자사에 성금 6250만원을 기부했다.

프로기사협회가 모금 활동을 통해 4250만원을 모았고, 한국기원이 뜻을 함께해 2000만원을 보탰다. 성금 6250만원 중 3250만원은 대구·경북지역에 전달됐고, 나머지 3000만원은 중국 적십자사에 기탁했다.

인기 드라마 '올인'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차민수 프로기사협회장은 “우리나라 기사들이 중국 바둑 리그에서도 활동하는 만큼 어려울 때 서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중국이 안정돼야 우리도 안정될 수 있다고 판단해 대구·경북과 중국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상자로 나선 김연아(중앙)[사진=연합뉴스 제공]


◆ 피겨여왕·라이온킹·두개의심장·코리안몬스터 기부 가세

피겨여왕 김연아는 지난 2월27일 팬들과 함께 모은 성금 1억850만원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희망을 잃지 않고 전력을 다해 코로나19와 싸우고 계신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사진을 찍어 기부 사실을 알렸다.

프로축구 K리그1에서 활약하는 이동국(전북 현대)의 별명은 ‘라이온킹’이다. 그는 지난 2월14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마스크 2만개를 기부하면서 “면역력이 취약한 아동·청소년들과 의료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보내주신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두개의심장’ 박지성 JS파운데이션 이사장과 아내 김민지 전 SBS 아나운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들을 위해 1억원을 쾌척했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의 취약 가정뿐 아니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지역 취약 가정 아동에 대해서도 국민 여러분과 관심을 함께 하고 싶다. 비록 고국에서 떨어져 영국에 살고 있지만, 어려움에 처한 아동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힘찬 투구 펼치는 류현진[사진=연합뉴스 제공]


‘코리안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추추트레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도 고국의 코로나19 극복에 써 달라며 각각 1억원과 2억원을 선뜻 내놨다. 류현진은 “뉴스를 통해 국내 상황을 접하고 있다. 걱정스럽다”며 “힘든 상황이지만 모든 분이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추신수는 “직접적으로 도움을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 외에도 한국프로야구(KBO)에서는 류중일 감독, 이승엽과 양준혁 등 은퇴한 선수들과 현역 선수들이 힘을 합쳐 기부에 동참했다. 배구계에서는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과 이재영(흥국생명)을 비롯한 선수들이 기부 물결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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