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가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에게 돌아간 가운데, 일본은 단골 노벨상 후보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상이 불발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본은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 두 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10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발표된 후 일본 스포츠 신문과 인터넷 매체들은 하루키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요미우리신문 온라인판은 노벨문학상이 발표 되기 전인 4일, 올해 수상이 유력한 작가들을 소개하면서 가장 먼저 하루키를 꼽기도 했다.
하루키의 모교인 효고현립 고베고등학교는 매년 동창회 간부, 재학생 등이 모여 함께 노벨문학상 발표 중계를 시청하기도 한다. 다만 3년 전부터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됐고, 올해도 취소됐었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고베고등학교 교장은 “하루키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하루키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세계관을 접하고 가슴 떨리는 체험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누리꾼들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X(옛 트위터)에는 무라카미의 수상 실패에 대해 “올해도 아쉽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언젠가는 수상하길!”이라는 반응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이제 그만 노벨문학상 관련해서 하루키를 놓아 주는 게 어떠냐. 본인에게는 오히려 괴롭힘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기도 했다.
다만 한강이 수상한 데 대해서는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한국인으로서 노벨문학상은 처음이며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도 처음”이라며 한강의 수상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고, 일본 업계는 한강 특설 코너를 마련하고 한강 소설 증쇄를 결정하는 등 반색하는 분위기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중계를 상영한 일본 서점 기노쿠니야 신주쿠점에서는 한강 수상 발표가 나오자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한강의 수상을 예상했다는 한 40대 남성은 NHK에 “언젠가는 수상할 줄 알았는데,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수상하게 되어 놀랍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는 이야기와 아름다운 문체가 특히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