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외교전] ②다시 시작된 트럼프·김정은 '친서외교'...비핵화 협상 재개될까

2020-04-01 07:30
  • 글자크기 설정

트럼프→金, 두 차례 친서 발송해 대북 지원 의사 피력

일각선 "북미 대화 재개 여부, 김정은 호응에 달렸다"

남북미, 잇달아 친서외교...비핵화 협상 돌파구 찾을까

3국 친서교환, 북핵 협상보다 '상황 관리' 차원 분석도

북·미 비핵화 협상이 두 차례 '노딜'로 교착에 빠진 가운데 정상 간 '친서외교'가 재개돼 관심을 모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지난 1월 생일 축하 친서를 발송한 데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친서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해 2월과 같은 해 10월 두 차례 '노딜'로 거리 두기에 나선 북·미 정상이 '코로나19 방역'을 고리로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지 관심이 쏠린다.

양측의 대화 재개 여부가 트럼프 친서에 대한 김 위원장의 호응에 달렸다는 분석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트럼프→金', 두 차례 친서 발송해 대북 지원 피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31일 외교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 벌써 두 차례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발송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22일 새벽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코로나19 방역 협력 의사를 전달하는 동시에 양국 관계 추동을 위한 구상도 설명했다고 전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처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을 고리로 김 위원장을 향한 신뢰를 확인하는 한편, 비핵화 협상 등 북·미 관계 진전 희망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서가 전달된 시점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1월에도 김 위원장의 생일 축하 친서를 보낸 바 있다.

지난 4일에는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관련 위로를 전하는 내용의 친서를 보내고, 문 대통령도 이튿날 감사의 뜻을 담은 답신을 전달했다. 이로부터 2주가량 지난 시점에 북·미 간 '친서 외교'가 또다시 재현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북·미(정상) 간 친서 교환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정부로서도 향후 남북관계 발전이나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평가했다.

◆남·북·미, 잇달아 친서외교...비핵화 협상 돌파구 찾을까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자유의 집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국 정상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연이어 친서를 주고 받으면서 북·미 대화 교착 국면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친서 교환이 뉴욕 채널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 북·미 간 최소한의 대화 통로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낙관도 뒤따른다.

북·미 대화 교착 와중에도 양국 뉴욕채널과 한국 국가정보원과 북한의 통일전선부 간 채널이 이어지고 있을 경우 한반도에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앞서 지난 2018∼2019년 남·북·미 3국의 친서외교가 '톱다운 방식'으로 북핵 실무 협상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 반면, 최근 코로나19 정세 속 친서 교환은 정상 간 신뢰 확인을 통한 '상황 관리'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북한의 경우 코로나19 발병 및 확산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고, 곧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역시 국내 코로나19 대응과 북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 같은 측면이 최근 북한의 낮은 수위의 도발과 미국의 유화 손길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남·북·미 3국의 친서외교가 북·미 협상 재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흘러나온다. 3국 모두 비핵화 협상 해법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국내외 역량을 모두 쏟고 있는 탓이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 책임연구위원은 지난 26일 발표한 '트럼프-김정은 친서외교의 배경과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라는 보고서에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무후무한 대응에 나서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코로나 사태 초동단계부터 국경 봉쇄와 30일 격리 등 초강력 대처를 해 온 김 위원장이나 당장 성과를 보장할 수 없는 북·미 대화에 나설 만한 상황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성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고 김 위원장 측이 이를 선제적으로 공개하고 나선 데에는 양국 정상 나름의 계산법이 숨어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