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현대차, 2년 이상 근무한 하청근로자 직접 고용하라”

2020-03-26 18:15
  • 글자크기 설정
현대자동차가 회사 연구·개발 연구소에서 2년 이상 일해온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고 정규직과 차이 났던 임금도 배상해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6일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약 10년간 일해온 협력업체 소속 박모 씨 등 4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를 확인해달라”고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박씨 등은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았고, 직접 고용된 정규직과 임금 차별을 받았다며 그 차액으로 청구한 3700만∼4000만원을 각각 손해배상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박씨 등은 2014년 10월 현대차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들은 현대차와 도급계약을 맺은 협력업체 소속으로 2005∼2006년부터 현대차의 신차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남양연구소에서 시험용 자동차의 도장업무를 했다. 도급업체가 한 차례 교체된 상황에서도 이들의 고용은 이어졌다.

1·2심은 이들이 도급계약이 아니라 현대차에 파견돼 현대차의 직접 지휘·명령을 받은 파견계약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파견근로자보호법에 따라 최초 입사일로부터 2년이 지난 이후부터는 현대차가 직접 고용 의무를 부담한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원고들이 고용의무 발생 시점부터 계속해서 현대차의 양산공장 내 도장공정에서 일한 현대차 소속 근로자들과 실질적으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담당했다고 봐야한다”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도 “도장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수, 일일 작업량, 작업시간, 작업방법, 작업순서, 작업내용, 작업속도, 작업장소 등을 협력업체가 아닌 현대차가 정했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원심이 근로자파견의 요건이나 사내도급과의 구별 기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사건을 대리해온 김기덕 법률사무소 새날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만 수행하는 업무에 관해서도 파견근로로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비슷한 형태로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를 사용해온 자동차, 전자, 철강 등 제조업 사업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대법원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