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군부대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는데, 하루 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마스크를 쓰고 현장 점검에 나서는 식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1일 해군 잠수함사령부를 방문해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했다.
그러나 정경두 장관은 정작 본인은 잠수함 내부에 들어가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경두 장관도 코로나19확진자가 아니고 잠수함 내부에 있던 장병들도 확진판정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경두 장관은 같은 날 '면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는 해군 보급창을 방문해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마스크를 만들던 군무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정경두 장관과 수행하던 군인들은 마스크를 벗은 상태였다. 면 마스크 제작 현장은 그 어떤 곳보다 위생과 방역이 철저해야 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일 대구지역의 방역현장과 F-15K의 고향 대구 공군기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했다. 국방부는 지난 2월 10일 이후 대구·경북 지역 방문 군 장병들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해 예방 격리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군 자체 기준 예방 격리자는 2510여 명에 달한다. "감염 우려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국방부 해명이 옹색한 이유다.
특히 하루 뒤인 12일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북 포항 해군 6항공전단 격납고에서 P-3 해상초계기 세척 현장 점검에 나섰다.
심승섭 총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아니다. 6항공전단 격납고에서 심승섭 총장을 맞이했던 장병도 군무원도 확진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심승섭 총장과 현장 근무 장병과 군무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해군 측은 심승섭 총장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타 군 지휘관들과 동일하게 행동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원인철 공군참모총장과 서욱 육군참모총장 모두 철저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현장을 둘러봤다.
원인철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5일 대구기지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현장 임무 요원들을 격려하고, 검사현황을 점검했다. 당시 원인철 총장을 맞이한 장병과 군무원들은 현장 특성상 방호복까지 착용했다. 그들 역시 모두 코로나19 확진자가 아니었다.
서욱 육군참모총장 또한 지난 4일 국군대구병원을 찾아 신임 간호장교들과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 김동기(중령) 국군대구병원장을 비롯한 신임 간호장교들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서욱 총장은 관계자들과 함께 국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확대 운영을 준비 중인 병원 곳곳을 둘러봤다.
육·해·공군 관계자들은 "지휘관이 현장 점검에 나설 때 마스크를 벗어도 좋다는 지침을 국방부로부터 받은 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설사 국방부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좋다는 지침이 내려왔어도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 한 바로 벗고 대인 접촉을 할 수 없다고 고민하는 것이 더 적확할 것 같다는 의견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