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말 맞나?” 면세점·백화점 ‘텅텅’…코로나19 충격파

2020-03-0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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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1층 명품관·화장품 매장도 사람 없어 ‘한산’

업계, 대응책 없어 발만 ‘동동’…내수시장 침체 우려

7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1층의 한산한 모습.[사진=조재형 기자]

“토요일인데 오전 내내 손님 한명도 못 받았어요.”

주말인 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의 의류매장. 평소라면 주말을 맞아 쇼핑객들로 붐벼야 할 곳이지만 한산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의류매장 층에 있는 쇼핑객은 1~2명 남짓.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대폰을 보며 우두커니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피부로 와 닿았다.

매장의 한 직원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나온 뒤부터 손님들이 점점 줄고 있다”며 “보시다시피 손님이 없다. 오늘 손님을 1명도 못 받았다”고 토로했다. 백화점 내 접근성이 좋은 1층의 명품점과 화장품 매장도 주말 오후인가 싶을 정도로 한산했다. 5명 내외의 사람만이 매장을 돌아보고 있었다.

롯데백화점 본점 건물에 있는 롯데면세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공)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면세점은 그야말로 적막했다. 따이공들은 보이지 않았고 일부 한국인 손님만이 면세점을 둘러봤다.

도보로 10분 이내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코로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였다. 대부분의 매장에서 붐비는 매장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백화점을 찾은 박모씨(34)는 “지인 선물을 사기 위해 방문했는데 손님이 너무 없어 놀랐다”며 “불안해서 필요한 것만 구입하고 바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에는 1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과 1~2명의 국내 쇼핑객이 전부였다.

7일 오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내부 전경. 외국인과 내국인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사진=조재형 기자]

◆면세점 이어 백화점도 영업시간 단축 ‘고육지책’

이처럼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은 면세점에 이어 단축영업이라는 고육지책을 내놨다.

롯데백화점은 이날부터 전국 백화점 31개 점과 아울렛 20개 점의 영업시간을 30분에서 1시간30분 단축했다. 백화점 매장은 주중에 오전 10시30분에 문을 열어 오후 8시에 폐점했지만, 이날부터 오전 11시에 열고 오후 7시에 닫는 것으로 조정했다. 주말에는 오전 10시30분에 개점해 오후 8시30분까지 영업을 해왔지만 이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하는 것으로 1시간 단축한다. 다만 대형 점포인 본점과 잠실점, 부산 본점은 개점 시간부터 많은 고객이 몰리는 점을 감안해 주말 폐점 시간만 30분 단축한 오후 8시로 변경했다.

아웃렛 점포의 폐점 시간은 1시간 앞당겨졌다. 주중에는 오후 8시에, 주말에는 오후 9시에 닫는다. 롯데백화점이 영업시간을 단축한 것은 영업 시작 이후 처음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입점 업체의 부담을 완화하고 직원과 협력업체 사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12개 점포의 영업시간을 조정했다. 대구점의 경우 폐점 시간을 기존 오후 8시에서 오후 6시로 당겼고 광주와 김해, 마산, 충청점은 주말 폐점 시간을 30분 단축했다.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 경기점, 영등포점, 의정부점은 식당가 영업시간만 평일에는 1시간, 주말에는 1시간30분 단축했다. 하남점은 폐점 시간을 1시간 당겨 오후 8시에 문을 닫는다. 앞서 신세계그룹의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5일부터 전 지점의 영업시간을 기존 오전 10시~오후 10시에서 오전 11시~오후 9시로 조정했다.

현대백화점은 6일부터 대구점을 제외한 14개 매장의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영업시간을 30분 단축한다. 다만 대구점은 주중에는 2시간30분, 주말에는 3시간 영업시간을 줄였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과 송도점은 폐점 시간을 30분 앞당기고,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은 2시간, 가산점은 주중 1시간·주말 1시간 30분 단축했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도 주중 1시간과 주말 2시간 단축 영업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살아나려면 명품, 리빙, 패션 부문 구매가 늘어야하는데 그렇지 않아 매출 타격이 큰 상황”이라며 “대응책이 없어 그저 지켜보고만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보다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코로나 여파로 내수 시장이 침체의 길로 들어갈지 우려된다”고 했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내 위치한 롯데면세점 내부 모습. 손님들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사진=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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