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 한국기업, 친중·탈중 투트랙 전략으로 활로 모색

2020-02-1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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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 2015년 10.4%→2019년 8.5%

삼성 스마트폰 사업 철수…반도체·배터리는 투자

현대차, 베이징공장 문 닫았지만…친환경차 투자는 지속

2014년 7월 국빈 방한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영빈관 에머랄드홀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관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친중(親中)·탈중(脫中) 투트랙 전략으로 위기를 타개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기업을 지원하는 '중국제조2025'를 펼치면서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1단계 무역협상을 타결하면서 한국 기업은 미·중 사이에서 샌드위치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발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은 2015년 10.4%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9년 8.5%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사업을 이끄는 자동차와 스마트폰의 동반 부진이 심각하다. 한국 브랜드 자동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4년 9.0%에서 지난해 4.8%(1~4월 기준) 수준으로 하락했다.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도 2014년 1분기 19.0%에서 지난해 1분기는 1.0%까지 떨어졌다.

국내 기업들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새롭게 비즈니스 판을 짜고 있다. 업종별로 중국의 눈치를 살피면서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 스마트폰은 떠났지만 반도체·배터리는 지속 투자

삼성은 스마트폰 부문과 반도체·배터리 부문에서 각각 탈중국, 친중국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오랜 준비 끝에 지난해 중국 내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 철수했다. 삼성은 1992년 한중수교보다 앞선 1975년에 홍콩에 무역회사로 중국에 첫 진출했다. 수교 이후인 1993년부터는 톈진, 쑤저우, 웨이하이, 닝보에 자회사를 만들면서 진출했다.

한때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까지 오르며 중국을 공략했던 삼성은 2016년을 기점으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급격이 하락했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가 삼성의 자리를 채워갔다. 그러면서 삼성은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해는 광둥성 후이저우에 있던 마지막 스마트폰 공장을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삼성은 스마트폰 제조공장을 베트남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 등으로 옮겼다. 또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에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인건비가 싸고, 자유롭게 수출을 할 수 있는 베트남과 인도를 다음 10년 삼성 스마트폰의 거점으로 삼은 것이다.

스마트폰 사업과 달리 반도체와 배터리 부문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친중국 행보라고 해석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시안 반도체 공장에 90억달러(10조5000억원)를 투자해 2단계 투자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로 2공장에서는 3차원 구조로 만든 V-낸드플래시가 양산될 예정이다.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도 시안과 톈진 공장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중대형 배터리를 만드는 시안공장은 중국 내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 중국시장 최근 4년 1분기 판매량.[그래픽=아주경제]


◆현대자동차, 친환경차로 중국 시장 공략

현대차그룹은 '엔씨노 EV(한국명 코나EV)'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중국 시장 수복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도 사드(THAAD) 사태 이후로 중국 시장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0%에 육박했던 중국 내 자동차 판매율은 이제 5%도 채 되지 않는다. 중국 로컬 자동차 업체가 만드는 저가 제품과 유럽 완성차 업체가 만드는 프리미엄 제품 사이에서 갇힌 모양새다.

지난해는 중국 현대차의 상징인 베이징현대차 1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판매 감소로 가동률이 떨어지다가 50% 밑으로 하락하면서 현대차가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앞서 베이징현대차는 1~3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2000여명을 퇴직시키는 등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현대차 중국 수장도 교체됐다. 지난해 10월 국내 영업본부를 이끌던 이광국 사장을 중국사업총괄로 발탁한 것이다. 독일과 영국, 미국 등에서 풍부한 사업 경험을 한 이 사장을 중국에 보내서 중장기 발전을 도모하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모델로 활로를 찾는다. 현대차 충칭 5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 생산이 가능한데, 이곳에서 전기차 생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8월에는 상하이에 수소 비전관을 개설하며, 현대차가 보유한 수소차 기술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중국을 수차례 방문하면서 전략을 모색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충칭시 당서기와 면담한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는 충칭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자율주행차 등에서 새로운 협력을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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