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서울 내 집 마련 전략…9억 이하 분양아파트가 답

2020-0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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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

장재현 리얼투데리 리서치본부장 [사진= 리얼투데이 제공]


올해는 내 집 마련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 정부의 규제는 시간이 갈수록 강력해지면서, 아이러니하게 실수요자들의 내 집 장만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16대책으로 시가 9억 초과의 고가아파트에 대한 대출규제가 더욱 강력해지면서 자금여력이 안되는 수요층들은 주요 지역 아파트 매입은 꿈도 못 꾸는 실정이다. 실제 KB국민은행 시세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중형(전용62~95.9㎡미만)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9억원 이상으로, 대부분의 주택들이 규제 대상이다.
이런 이유로 서울 내 9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높은 노원∙도봉∙강북(이하 노도강) 등 저렴한 강북권 지역의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시세 자료에 따르면 26개구 중 평균 아파트 매맷값이 9억원 이하인 곳은 △관악구 5억8107만원 △구로구 5억6403만원 △강북구 4억9755만원 △금천구 4억8443만원 △중랑구 4억6209만원 △노원구 4억6209만원 △도봉구 4억3051만원 등으로 대부분 강북권역이다.

여기에 서울에서 입주 30년차 이상된 재건축이나 재건축 예정인 아파트 비중이 높은 곳들도 노도강 지역이다. 리얼투데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노원구 8만4179가구 △강남구 5만1632가구 △송파구 4만1807가구 △도봉구 3만2804가구 △양천구 3만2388 등의 지역이 입주 30년차 이상인 아파트가 3만 가구 이상인 곳들이다. 이 중 평균 아파트 값이 6억원 이하인 곳은 노원과 도봉뿐이다.

이 지역들은 서울 외곽에 있는 지역이지만, 교통여건이 뛰어나고 인프라가 잘 발달된 곳이다. 평균 아파트값이 서울 평균보다 저렴하면서 개발 예정인 단지 비중이 높은 노도강 지역들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분양시장도 주목할 만하다. 오는 4월부터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가 시작되기 때문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단지들이 나올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서울의 경우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가 재건축∙재개발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분양시장의 로또 열풍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지역별로 온도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을 비롯한 고가주택 중심의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장기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여러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조합원들의 수익이 떨어진 만큼 현재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사업장 외에는 개발사업을 더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떨어진 만큼 수요가 줄며 가격도 조정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도 대출규제를 피하기 위해 9억원이나 15억원 언저리에 있는 아파트들은 가격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만 봐도 고가주택시장은 하향안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강남권 외 주요 지역 역시 9억원 초과 주택들의 거래가 점차 줄어들고, 보유세 부담을 느끼는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던져 놓으면서 가격이 하향 조정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거 참여정부 당시 고가 재건축 시장의 규제가 시작되고 저축은행 사태 등의 금융위기 등으로 부동산경기가 바닥을 쳤을 때, 강남권 분양아파트들도 미분양이 일어났다는 점들을 고려하면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반면 9억원 이하 저가 중소형 아파트 비중이 높은 강북권이나 강서권 등의 경우 실수요자들이 많은 만큼 조정 받을 가능성은 낮다. 특히 강북권 아파트값은 주요 지역에 비해 저렴한데다 분양가상한제까지 적용 받게 되면, 분양시장으로 실수요자들의 유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울 전체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됨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위축되면서 신규 분양시장에 공급은 줄어들 수 있다.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들의 청약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 같은 이유이기도 하다.

가점으로 살펴봐도 지난해 서울 분양시장은 굉장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중지역별 평균 가점은 53.8점 최고가점은 82점이었다. 중지역별로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영등포구가 68.4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울 송파구 68.3점 △서울 동작구 65.2점 △서울 성북구 64.7점 △서울 강남구 62.7점 △서울 서초구 59.2점 △서울 서대문구 58.9점 △서울 종로구 57.8점 △서울 노원구 56.6점 △서울 은평구 56.3점 △서울 중랑구 55.8점 △서울 동대문구 54.3점 등이 평균 가점 50점 이상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재건축∙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주요 지역들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의 가점이 높았다. 하지만 올해는 강남권이 아닌 강북권역 내 분양하는 아파트들의 가점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9억원 초과분에 대한 대출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으로 고가주택에 대한 수요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강북권 6억원 이하 분양 아파트들에 대한 인기는 꾸준할 전망이다.

또한, 무주택자라면 3기신도시나 신혼부부주택과 같은 공공물량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민간주택에 대한 공급이 앞으로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주변시세보다 저렴하고 대출부담이 낮은 공공물량을 노리는 것도 내 집마련에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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