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 폭증한 이유

2020-02-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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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진단·예방치료 효율 제고...확진자 집계방식 수정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하루아침에 급증했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의 진단 및 예방치료 효율을 향상시킨다는 이유로 확진자 집계 방식을 12일부로 수정했기 때문이다. 

13일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1만4840명 늘었으며 사망자는 242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후베이성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4만8206명, 사망자는 1310명으로 늘어났다.

후베이성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 9일부터 2000명대를 유지하며 감소세를 보여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다소 주춤됐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튿날 갑작스럽게 1만5000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이에 후베이성 위건위는  "진단 기준을 바꿔 임상 진단 사례를 전체 통계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보도했다. 

중국은 그동안 핵산 검출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을 경우에만 코로나19 확진자로 집계했다. 그런데 12일부터는 핵산 검출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컴퓨터단층촬영(CT) 촬영 결과 폐렴 증상이 있을 경우 임상 의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바꿨다. 

이날 발표된 신규 확진자 1만4840명 중 90% 이상인 1만3332명, 신규 사망자 242명 중 55% 이상인135명이 임상진단으로 집계에 포함된 것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위원회는 "최근 당국은 후베이성을 대상으로 의심 사례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했고 진단 방법을 확정했다"면서 "이는 진단 및 분류에서 전국 다른 지역과 일치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후베이성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임상진단 사례 수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다른 지역 역시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확진 환자와 사망자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퉁차오후이(童朝暉) 베이징 차오양병원 부원장은 국영 중앙(CC)TV와 인터뷰에서 "현재 의심 환자 가운데 기존의 핵산검출로 진단을 내리는 비율이 20~30%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70% 이상의 의심환자는 의사가 환자의 임상증상을 보고 판단, 치료를 진행하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퉁 부원장은 의심환자에 대한 의학적 판단의 효율성 제고, 이를 통한 전염병 확산 방지 및 치료 효과 개선, 현재 검사 시스템의 한계 등을 고려해 기존 코로나19 확진자 집계 방식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이제까지 후베이성의 사망자와 확진자 통계가 실제 상황과 매우 달랐다는 방증인 셈이다. 이에 중국 당국의 사망자·확진자 수치 '축소론'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동안 홍콩 등 중화권 매체들은 우한 지역 병원에서 늘어나는 환자와 사망자 수와 비교해 정부의 공식 통계 수치에 큰 차이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이번 사태 발생 이후 임상학적으로는 신종 코로나에 감염· 사망한 후베이성 사람들이 12일 이전까지는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그 전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망했는지 실제로는 알 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오후 1시30분(현지시간) 현재까지 공식 발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실시간 통계 사이트의 질병 현황 집계에 따르면 중국 전역의 확진자는 5만9885명, 사망자수는 1368명이다. 확진자가 전날보다 무려 1만5148명이, 사망자가 254명이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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