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수익 중 브로커리지 비중이 줄었고, 기업금융(IB)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지주는 이사회를 열어 하나금융투자의 4997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하나금융투자가 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하면 하나금융지주가 참여하는 형식이다. 청약 및 납입일은 다음 달 26일이다.
하이투자증권도 2175억원에 달하는 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증자가 마무리되면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내에 자기자본 1조원대로 도약해 성장 동력을 갖추게 된다.
유상증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보통주 발행 두 가지 방식으로 전환한다. 우선 제3자 배정방식으로 1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고 주주배정 방식으로 1175억원 규모의 보통주 발행도 병행한다.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채 발행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확보된 자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해서다. 연초 이후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말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대신증권은 후순위채를 발행해 1000억원 이상을 마련한다. 오는 13일 20회차 무보증 후순위채를 발행해 105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별도의 주관사와 인수단 없이 직접 공모를 진행한다.
대신증권이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것은 2013년 10월 이후 약 7년만이다. 하나금융투자도 유상증자에 앞서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각각 3000억원, 600억원 회사채를 발행했다.
회사채 발행 역시 사업 다각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IB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기자본 투자 등 다양한 부문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자금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수익에서 IB와 트레이딩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투자 여력이 대형사만 수익이 잘 나오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돈 놓고 돈 버는 구조기 때문에 자기자본이 적으면 그만큼 돈 벌 기회도 줄어들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