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다니는 근로자들의 설 명절 상여금이 매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부진이 이어지는 데다, 임금마저 크게 올라 직원들에게 명절 상여금을 주는 중소기업도 감소 추세다.
최근 5년새 중소기업이 지급한 설 명절 평균 상여금은 12만원 가량 적어져 근로자들의 명절 주머니 사정은 더욱 빠듯해졌다. 이 기간 장바구니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가 느끼는 체감은 더 크다.
5년 전인 2015년만 해도 설 명절 때 상여금 지급을 결정한 중소기업은 63.8%로 60%대를 웃돌았다. 그러나 2017년(58.1%)부터 이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올해 절반을 간신히 넘겼다.
올해 설 명절 근로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상여금 액수도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5년 평균 상여금은 74만2000원이었고, 2017년과 2018년엔 각각 72만8000원, 72만9000원이었다.
2016년(65만2000원)과 지난해(65만1000원)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으나, 올해는 이보다 적은 62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중소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한 설 명절 상여금이 5년 전보다 11만8000원 적어진 셈이다.
올해 중소기업의 설 명절 상여금 액수는 근로자들이 희망하는 액수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잡코리아가 국내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17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받고 싶은 설 상여금은 평균 9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중소기업에 다니는 근로자들은 평균 87만원을 받고 싶어 했다. 실제 받게 될 평균 상여금보다 24만6000원 많다.
중소기업이 근로자들에게 설 명절 상여금을 두둑이 챙겨주지 못한 이유는 경기 둔화에 따른 내수부진과 인건비 상승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설을 앞두고 자금 사정에 곤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은 2015년 44.3%에서 이듬해 39.2%로 낮아졌으나, 2017년 48.5%로 1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이후 올해까지 5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자금사정이 곤란한 원인(복수응답)으로 중소기업인들은 2018년까지 ‘매출감소’를 꼽았다. 매출감소와 함께 ‘판매대금 회수 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은 중소기업인들의 자금사정을 곤란하게 하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돼 온 사안이다.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인건비 상승’(56.3%)과 ‘판매부진’(47.5%)이 자금사정을 곤란하게 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내수부진(판매부진)과 최저임금 인상(인건비 상승) 영향이 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역시 ‘인건비 상승’과 ‘판매부진’이 똑같이 52.9%를 차지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난해 내수부진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산업 전반이 부진했다”며 “중소기업은 경영부진이 심화되면서 자금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