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정국 마무리…여야 총선체제 스타트

2020-01-13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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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인준…사상 첫 의장출신 총리

검경 수사권 조정, 유치원 3법 등 처리

8개월 간 여야가 갈등을 이어온 패스트트랙 개혁법안을 비롯해 유치원 3법 등 민생법안도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패스트트랙 정국이 일단락되면서 여야는 총선 체제로 전환할 모양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 지난해 12월 30일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 등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도 이날 본회의의 문턱을 넘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의 1호 공약인 검찰개혁이 출발선에 서게 됐다.

여야는 지난해 4월 29일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서 시작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259일(8개월 15일) 만에 벗어났다.

이번 임시국회는 14일 종료되지만 선거구 획정 문제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민생법안 등이 남아있어 2월 임시국회도 열릴 전망이다. 다만,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처리 후폭풍으로 여야 대치 심화와 정국 경색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이날 본회의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유치원 3법이 일괄 처리됐다.

한국당은 정 후보자 반대 방침을 굳히고 임명동의안 표결에는 참여했으나 이후 본회의장에서 일제히 퇴장해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유치원 3법 표결에는 불참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과 유치원 3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포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정의당, 민주평화당과의 '여야 5당 공조'를 통해 정 후보자 인준과 법안 처리를 밀어붙였다.

정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재석 의원 278명의 무기명 비밀 투표 결과 찬성 164명·반대 109명·기권 1명·무효 4명으로 가결됐다. 정 후보자는 사상 첫 국회의장 출신 총리가 됐다.

이낙연 국무총리에 이어 문재인 정부 두 번째 총리 자리에 오른 정 후보자는 14일 자정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정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이후 한국당이 퇴장한 가운데 진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표결도 소동없이 끝났다.

형소법 개정안은 재석 의원 167명 중 찬성 165명·반대 1명·기권 1명, 검찰청법 개정안은 재석 의원 166명 중 찬성 164명·반대 1명·기권 1명으로 각각 본회의를 통과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처리에 따라 경찰의 수사 재량권은 대폭 늘어나고 검찰의 권한은 축소돼 검경의 관계가 기존 '수직적 관계'에서 '상호협력 관계'로 재편될 전망이다. 경찰은 모든 사건에 대해 1차적 수사권과 종결권을 가지게 되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폐지된다.

다만 검찰은 기소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 수사 요구권, 법령 위반이나 인권침해 등 경찰의 수사권 남용 시 사건 송치 및 시정조치, 징계 요구권 등 통제 장치를 갖는다.

향후 경찰의 비대해진 권한을 제어하기 위해 정보 경찰 통제 방안 등을 담은 경찰개혁법을 추가 입법하고, 사법개혁을 위한 법원개혁법 처리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도 이날 처리됐다.

지난 2018년 국정감사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불거진 뒤 발의돼 그해 12월 27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384일 만이다.

유치원 3법 중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재석 162명 중 찬성 158명·기권 4명, 유아교육법 개정안은 재석 165명 중 찬성 164명·기권 1명, 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재석 165명 중 찬성 161명·반대 1명·기권 3명으로 각각 가결됐다.

동물국회 '오명'을 남긴 패스트트랙 정국이 일단 종료되면서 여야는 총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낙연 총리의 당 복귀에 따라 선거대책위원회를 곧 꾸릴 예정이다. 또 2월 국회를 위해 야당과도 꾸준히 대화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은 사실상 패배로 끝난 이번 정국을 계기로 보수 결집과 통합에 집중하며 총선을 대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유치원3법인 유아교육법 개정안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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