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내 AI(인공지능) 기업들을 만나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투자 요건 완화, 투자 상장 패스트트랙 등 대안을 모색했다. 최근 이 대표는 연일 경제계와 만나며 대표 정책 브랜드인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 해결) 행보를 부각하고 있다. 이를 두고 차기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 참석해 최태원 SK 회장과 별도로 차담을 하고, 글로벌 AI 기업들과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이재명 대표는 "현장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갑갑한 게 많은 것 같다"며 "정부 관료들이 세상을 이끌어가던 시대는 지나갔는데도 불구하고 정부 관료 중심 사고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장애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이어 "AI 산업 진흥을 통해 국민들의 삶도 더 개선되길 바란다"며 "정치인들 이야기를 듣고 정책을 결정하면 기업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장 상황을 바로 반영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해 보인다. 오늘 지적해 준 문제들도 민주당이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당 관계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이정문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에 "22대 국회에서 AI 기본법이 신속히 처리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법뿐만 아니라 투자 여건 완화, 신속한 정책 집행 등에 대해서도 당에서 신경 쓰겠다"고 약속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원이 의원은 "국가전력망기본법과 지역별 차등요금제 등을 통해 전체적인 에너지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데 민주당이 나서겠다"며 "AI 지원법, 반도체 지원법 등 산자위와 관련된 법들을 신속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진행된 차담에서 이 대표는 최 회장을 향해 "우리가 도움을 줘야 하는데, 못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에 최태원 회장은 "AI를 하면서 전기를 너무 많이 먹는다"며 "법이 체계화돼 있지 않은 부분이 많아 아무리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려고 해도 법적으로 한계에 부딪힌다"며 관련 제도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연임 이후 연일 경제계와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이 대표가 최 회장과 만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이 대표는 9월 국회에서 최 회장을 만나 반도체 특별법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법안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오는 11일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정책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