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젤렌스키 "파병 북한군 쿠르스크에 1만여명 집결"…전투 본격 투입되나

2024-11-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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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공식 교전은 확인되지 않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만나고 있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사진스푸트니크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만나고 있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 [사진=스푸트니크·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전선인 쿠르스크에 속속 집결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만간 북한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교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4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현재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의 수가 1만1000~1만2000명 수준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쿠르스크에 1만명의 북한군이 집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모든 정황은 그들(북한군)이 일종의 전투 혹은 전투 지원 역량을 제공하리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며 "이들은 러시아군의 대체 병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는 이 병력들이 정확히 어떻게 러시아의 작전에 통합되고 전장에 투입되는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금요일 8000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향했다고 언급했는데, 우리는 현재 최대 1만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쿠르스크에 집결한 북한군이 앞으로 수일 내 전투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또한 5일 오전 브리핑에서 “1~2주 전 국정원은 연말까지 1만2000명 정도 파병 (규모) 예측을 했지만, 한-미와 군 관련 정보기관을 통해 현재 러시아에 가 있는 (북한군) 인원을 1만명 이상으로 보고 있다”며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달 러시아로 입국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받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이 훈련을 마치고 속속 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방국들의 지원을 호소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대통령궁에 따르면 그는 "쿠르스크 지역에 이미 (북한군) 1만1000명이 있다"며 "북한군이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 파트너들의 대응은 늘어나지 않았다. 불행하게도"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타격에 사용할 수 있게 승인한다면 러시아 내 "모든 (북한군) 기지"를 선제 타격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따라서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 대부분이 러-우 전쟁 최전선인 쿠르스크에 집결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곧 북한군의 본격적인 전투 참여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이다. 

앞서 지난주 CNN 등 일부 외신들은 북한군 일부가 이미 우크라이나 영토로 침투했다고 보도했고, 우크라이나 지원단체인 리투아니아 비영리기구(NGO) '블루-옐로'의 요나스 오만 대표는 지난달 25일 북한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교전이 처음 이루어진 가운데 1명을 제외한 북한군 모두가 전사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의 허위 정보 대응 책임자인 안드리 코발렌코는 이날 쿠르스크 지역에 있는 북한군이 처음으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공식적으로 북한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교전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다.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군) 전투 작전 투입을 시사하는 언론 보도를 봤고 이를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이 보도를 입증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밀러 국무부 대변인 역시 북한군이 이미 전투에 참여했다는 소식을 확인할 수 없다며, 만일 북한군이 전투에 투입되면 그들은 우크라이나군의 합법적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와중에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깜짝 면담을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날 타스, 인테르팍스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4일은 러시아 공휴일인 국민화합의 날임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은 최 외무상을 접견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최 외무상과 악수를 하고 "휴일에 친구를 만나는 것은 아주 좋은 전통"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최 외무상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깊이 진정 어리고 따뜻하고 우호적인 인사'를 전하자 푸틴 대통령은 "그(김정은 위원장)에게 일이 잘되기를 빈다"고 화답했다. 지난달 30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최 외무상은 당초 푸틴 대통령 예방이 예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휴일에 이 같은 접견이 이루어진 것은 북한의 병력 지원에 감사를 표하기 위한 파격 대우라는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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