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 시장 개척이란 부푼 꿈을 안고 베트남으로 떠났던 홈쇼핑 업계가 10년도 채 못돼 현지에서 발을 빼고 있다.
롯데홈쇼핑과 CJ오쇼핑은 잇달아 현지 사업 철수를 선언했고, GS홈쇼핑도 적자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동남아 유통채널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홈쇼핑 업계는 활로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베트남 쇼핑 채널이 모바일 중심으로 급격하게 이동하는 상황”이라며 “사업 효율 측면에서 이번 결정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의 경우 철수가 결정됐지만 사업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TV홈쇼핑이 아닌 다른 형태의 글로벌 사업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사업 전면 철수 가능성에 대해선 “중국·말레이시아·필리핀 시장의 연내 철수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글로벌 시장을 면밀히 지켜보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홈쇼핑도 2018년 베트남 합작법인 ‘롯데닷비엣’을 정리했다. 2011년 현지 대형 미디어 그룹 닷비엣과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했었다. 그러나 베트남 홈쇼핑 시장 위축에 현지 실적 부진에 직면했고 결국 철수했다.
GS홈쇼핑은 2012년 베트남 손킴그룹과 합작한 비비 홈쇼핑에 350만 달러(약 40억원)를 투자해 ‘VGS SHOP’을 개국했다. 비비홈쇼핑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3억원, 2억4000만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제외하면 2018년까지 줄곧 손실을 내고 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현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당장 철수 계획은 없다”며 “베트남 시장에 스타트업이나 펀드투자는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GS홈쇼핑은 작년 1월에는 베트남 이커머스 스타트업 ‘르플레어’에 300만 달러(약 34억원)를, 5월에는 숙박 공유 스타트업 ‘럭스테이’에 120만 달러(약 13억원)를 투자했다.
베트남 이커머스 시장은 베트남 인구의 40%에 육박하는 24세 이상의 소비자들 덕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약 10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