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대한민국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지난해 사재를 털어 공익재단에 수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기부를 이어온 이 회장과 최 회장을 필두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도 이번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이 회장은 최근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있는 요셉의원을 20년 넘게 남몰래 후원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는 등 그동안 익명 기부를 선호해 왔다. 다만 호암재단에는 꾸준히 기명으로 기부하고 있다. 그는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4억원, 2억원을 호암재단에 기부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티앤씨재단에 15억원을 기부했다. 2018년 김희영 이사장과 공동으로 설립한 이 공익재단은 문화와 예술, 사회복지를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아산사회복지재단에 5억원을 기부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77년 현대그룹 모회사인 현대건설 창립 30주년을 맞아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의료와 사회복지, 장학, 학술 사업 등에 힘쓰고 있다.
김 회장은 세 아들과 함께 한화문화재단에 토지와 주식 9억6031만원어치를 현물로 기부했다. 2007년 설립된 한화문화재단은 전시회를 개최하고 신진 작가 발굴을 지원하는 등 예술창작활동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허 회장 또한 남촌재단에 1836만원을 기부하며 꾸준히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허 회장과 함께 GS건설은 채권 19억8000만원어치를 기부했다. 남촌재단은 2006년 허 회장이 저소득 소외계층을 지원하고자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의료와 교육, 장학, 문화, 복지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가 기획한 간병돌봄 가족 지원 프로젝트에 참여해 후원을 약속했다.
LG그룹은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환우와 보호자를 위한 가족쉼터 운영비에 15억원을 지원했다. 두산그룹은 전국 가족돌봄 청년을 위해 매년 10억원 규모로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러한 대기업 총수들의 기부 행렬은 단순 자선 활동을 넘어 한국 사회의 기부 문화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산업계 전반의 평가다. 이들의 지속적인 기부와 공익을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많은 기업들에 모범이 돼 다양한 사회적 기여를 이끌어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