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人] 김현석 사장이 발표할 ‘경험의 시대’, 삼성전자의 자신감

2020-01-0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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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기조연설 앞두고 ‘개인 이해하는 기기’ 강조

기술력 과시와 함께 ‘기술의 선한 작용’ 방법론 제시할듯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CE 부문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동방] 잘 만든 예고편인가, 뛰어난 본편의 도입부인가.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경험의 시대’를 예고하며 가전 전시회(CES)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CE(소비자 가전) 부문장인 김현석 사장은 3일 자사 누리집에 ‘새로운 10년, ‘경험의 시대’를 말하다’를 기고하고 기기들이 개인을 이해하는 시대를 삼성전자가 선도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경험의 시대에는 △각각의 기기가 스스로 사용자 개인을 이해하고 △집에서 실질 세계와 디지털 공간의 경계는 희미해지고 △사람들이 도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방식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삼성전자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다. 김 사장은 “이제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가 5세대(5G) 네트워크와 만나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다”며 “바로 ‘지능형으로 연결된 세계’가 2020년을 기점으로 현실이 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물질적인 면을 넘어 다양한 기술이 생활에 의미를 보태는 경험을 원한다고 본다. 이런 기술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회사는 바로 삼성전자라는 주장이다.

김 사장은 이번 전시회 전날인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새로운 경험’을 주제로 기조연설한다. 이번 기고는 기조연설과 삼성전자 전시품에 대한 예고편인 셈이다. 전제는 기술의 선한 작용을 위한 공동체의 노력이다. 애니메이션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가 첨단 기술 사회의 어두운 미래를 그렸다는 점에서 절묘한 시점이다.

같은날 삼성전자는 맞춤형 가전의 이상형인 ‘프로젝트 프리즘’ 후속편을 CES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신발을 넣으면 탈취와 습기 제거가 되는 신발 관리기, 단독으로 두거나 위아래로 쌓을 수 있는 큐브 냉장고 등이다. 프로젝트 프리즘은 지난해 6월 삼성전자가 생활가전 사업을 도약시키려 내놓은 기획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자신만의 제품을 조합해 색상과 재질을 정하고 주방에 맞게 설치할 수 있는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를 출시했다. 비스포크는 ‘되다(BE)’와 ‘말하다(SPEAK)’를 합친 이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신규 가전 판매 호조와 냉장고, 세탁기 등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사업이 비스포크 냉장고, 애드워시 세탁기 등 혁신 제품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실적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개인 경험의 핵심 견인차는 인공지능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5년 연속 CES 혁신상을 타낸 패밀리허브 냉장고도 나온다. 제품은 ‘푸드 AI’를 적용해 맞춤형 식단과 요리법을 제공한다. 내부 식재료를 자동 인식해 식료품 온라인 주문도 돕는다. 냉장고는 구성원이 미리 입력한 선호 음식을 근거로 자주 쓰인 식재료를 파악해 식성별 식단과 요리법을 추천한다.

TV 시청 경험도 인공지능으로 끌어올린다. 4K 화질을 8K 수준으로 높이는 코덱 기술 ‘AI 스케일 넷(AI ScaleNet)’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스트리밍 업체의 이목을 끌었다.

김 사장은 자사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 포틀랜드주립대 대학원 전기전자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으로 TV 개발팀 연구원과 모니터 개발 그룹장, LCD TV 개발 그룹장 등을 거치며 TV 기술 성장을 이끌어왔다. 2017년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사장에서 CE 부문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선도해 11년 연속 글로벌 TV 1위 달성에 주도적 역할을 한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 분야의 최고 개발 전문가”로 그를 인정했다. 삼성전자가 퀀텀닷 기술로 TV 역사를 새로 쓰겠다고 선언한 지 1년 만이었다. 김 사장은 현재 생활가전사업부장과 삼성 리서치장을 겸하고 있다.

지난해 CES에서 김 사장은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를 광범위한 제품군에 연결해 기존에 없던 혁신과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올해 그의 각오는 경험의 시대로 구체화됐다. 기고문에는 “혁신의 목표는 혁신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쓰였다. 2011년 경쟁사 TV 비하 발언으로 곤욕을 치를 정도로 신경전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더 높은 책임감과 자신감으로 무장한 채 기조연설을 준비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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