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과 영토분쟁 중인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줬다.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이슬람의 성지로, 종교분쟁의 뇌관이다. 트럼프의 발언은 반세기가 넘도록 갈등을 겪어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관계를 극대화하는 촉발제가 됐다.
이후 2년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전쟁은 극으로 치달았다. 이스라엘 내 가자지구에 고립된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슬람권 공휴일인 매주 금요일 분리장벽 앞에 서서 반(反)이스라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분리장벽은 이스라엘이 자국 국민 보호를 명목으로 세운 가자지구를 둘러싼 차단벽이다.
이스라엘은 인권보호 조치 없이 무력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11월 말에는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16세 팔레스타인 소년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생후 3개월 아기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일가족 9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의 무력 진압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숫자는 수백명에 달한다.
결국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면서 약 100만여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이후 독립국가를 꿈꾸는 팔레스타인은 70년이 넘도록 반이스라엘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분위기 반전의 계기는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시위 조직위원회는 내년 3월 말까지는 반이스라엘 집회를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국제정세 전문가들은 유혈사태 해소를 위한 양 집단 간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청년들은 SNS에서 'palestine has always existed'(팔레스타인은 언제나 이곳에 있었다)라는 문구를 공유하며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평화의 길을 선택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휴전에 가까운 이번 약속이 지켜져 '피의 금요일'을 멈출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