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 포 타일랜드'는 정부의 억압과 통제에 맞서는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서 가져온 말이다. 2013년 당시 태국 총리였던 잉락 친나왓이 친오빠인 탁신 전 총리를 사면하는 정치사범 사면법을 추진하면서 시작된 시위가 전국단위로 커지며 유행처럼 번졌다.
그러나 기득권 세력에 저항하려 했던 태국 국민들의 '브이 포 타일랜드'는 수포로 돌아갔다. 태국 군부정권은 2014년 5월 잉락 총리를 축출하고 정권을 잡았다. 이후 민주주의 시위를 억압하는 포고령(5명 이상의 정치적 집회 불허)을 내리고 독재를 제도화해왔다.
태국은 1932년 입헌군주제를 채택한 이후 크고 작은 쿠데타만 20여차례 이상 경험하며 사실상 시민 선거가 무색한 군부독재가 지속되고 있다.
군부는 쁘라윳 짠오차 현 총리를 내세워 장기집권을 시도하고 있다. 군부정권 관료들의 부패가 심각해지면서 태국 내 빈부격차는 벌어지고 자유 억압에 대한 국민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1일 태국 헌법재판소가 유일한 반군부 야당인 퓨처포워드당(FFP) 해산을 결정하면서 대학가에 반정부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태국 청년들은 극단주의 체제를 비판하는 영화 '헝거게임'의 상징인 '세 손가락' 집회에 참여하며 '태국판 헝거게임'에 도전하고 있다.
시위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의식한 듯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 방콕 까셋삿 대학교 등 주요 도심 광장을 메우고 앉아 세 손가락을 들고 군부세력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시위대는 휴대폰 불빛을 이용해 심야에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 AFP통신 등 해외 주요 언론들은 이달 초 태국의 민주주의 시위를 집중 보도하며 군부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