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9년, 2010년대 10년이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세월, 과연 대한민국과 한국인에게 일어났던 악몽과 같은 대형참사, 잊고 싶은 끔찍한 사건, 자연재해와 인재(人災)는 무엇이 있었을까. 지난 10년 10대 사건·사고를 시대순으로 정리했다. 2020년 새해와 앞으로의 10년, 2020년대에는 이런 일들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북한 서해 군사도발…천안함, 연평도
2000년 새 천년, 밀레니얼 첫 10년 이후 맞이한 2010년 첫 비보는 북한에서 비롯됐다. 3월26일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우리 해군 초계함 천안함(1200t급)이 침몰했다. 당시 승조원 104명중 46명이 전사했으며, 해상 구조활동 도중 한주호 준위가 사망하기도 했다. 민·군합동조사단은 북한 연어급 잠수정의 어뢰에 의해 격침된 것으로 결론냈다. 또 북한은 11월23일 연평도를 향해 170여발의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이중 80여발이 연평도에 떨어져 해병대 2명이 전사하고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매미 이후 최대 인명피해 태풍…볼라벤
2010년대 가장 큰 규모의 태풍은 ‘볼라벤’이었다. 2012년 발생한 4등급 태풍으로 중심기압이 910hPa까지 도달했고 최대순간풍속이 51.8 m/s을 기록할 정도로 강풍이 불었다. 이 태풍은 2003년 9월 ‘매미’ 이후로 가장 많은 사망·실종자(24명)를 냈다.
볼라벤은 당시 연이어 온 태풍 ‘덴빈’과 함께 역대 태풍으로 인한 재산 피해규모 4위에 달하는 6365억원의 피해를 입혔다. 볼라벤은 지난 10년 최악의 인명, 재산피해를 가져온 자연재해였다.
◆아직도 낫지 않은 상처…세월호 참사
2010년대, 아니 지금 이 시대 대한민국 국민들의 기억 속에 가장 아픈 기억의 사건은 ‘세월호 참사’일 것이다.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 전라남도 진도군 맹골수도 부근 해상에서 전복돼 침몰했다.
전체 승객 476명 중 299명이 죽고 5명이 실종됐다. 사망인원은 단원고 학생 248명, 교사 10명, 일반인과 승무원이 41명이다. 학생 2명과 교사 1명, 그 외 일반인 2명이 실종된 상태다.
30일 세월호 참사로 숨진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 A(48)씨가 유서를 남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아직까지 세월호 상처는 낫지 않고 있다.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2명 사망·130여명 부상
사상 최대 규모의 자동차 사고(피해대수 기준)가 2015년 인천광역시 영종대교에서 발생했다.
2015년 2월 11일 오전 9시 39분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상부도로 서울 방향 3.8㎞ 지점에서 106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했으며, 130명이 부상당했다.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하자 영종대교 상부도로는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영종대교 전체 길이 4.4㎞의 30%에 이르는 1.3㎞ 구간에 사고 차량 105대가 뒤엉켰다. 사고 현장에는 소방 인력 146명, 경찰관 40명 등 236명의 수습·구조 인력이 투입됐다.
짙은 안개 때문에 빚어진 이날 사고는 2011년 충남 논산시 연무읍 천안∼논산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84중 추돌사고를 뛰어넘는 역대 최악의 다중 추돌사고로 기록됐다.
2015년에는 온 국민이 메르스의 공포에 떨었다.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했고, 열이 나는 사람은 겁에 질려 병원에 방문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전염성은 낮은 편이지만 치사율이 40%나 되는 바이러스다. 2015년 5월 20일 바레인에서 입국한 첫 번째 감염자가 확진을 받았다.
같은 해 12월 24일, 보건복지부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0시(24일)를 기해 메르스 상황 종료를 선언했다. 이날은 마지막 메르스 환자가 숨진지 28일(메르스 바이러스 최장 잠복기인 14일의 두배)이 되는 날이다.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메르스 사태는 218일 만에 공식 종료됐다.
현재도 중동에서 귀국하는 사람 중 메르스 의심 환자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 경주 지진…한반도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 아냐
2016년 경북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은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웠다.
2016년 9월 12일 오후 8시 33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7㎞ 지점(내남면 내남초등학교 인근)에서 5.8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다. 이보다 앞선 오후 7시 44분 경주 남남서쪽 8.2㎞ 지점에서 5.1 규모 전진이 발생했다. 지난 1978년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다.
이 지진은 12월까지 540회 이상 여진이 날 정도로 길게 이어졌다. 이듬해에는 바로 관측사상 2번째 규모(진도5.4)인 지진이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역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49명 사망... ‘밀양 세종병원 화재’
2010년대 여러 대형화재사건이 있었다. 2017년 29명의 목숨을 빼앗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건도 있었고, 1000명의 상인이 일터를 잃게 된 대구 서문시장 화재사건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49명의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 2010년대 최대 인명피해 화재로 기록됐다. 다친 사람도 100명이 넘어간다.
2018년 1월 26일 오전 7시 30분쯤 밀양시에 있는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병원에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돼 있지 않아 피해가 더 컸다. 당시 해당병원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었다. 또한 병원에서 설치한 불법 비가림막이 연기통로를 막아 추가 사상자가 발생했다.
세종병원은 장기요양이 필요한 입원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요양병원이면서 일반환자도 진료가능한 병원이라 노령 환자의 피해가 컸다.
올해 12월 세종병원의 법인 이사장은 화재 위험을 방치한 책임 등을 물어 대법원에서 징역 8년이 확정됐다.
◆국가재난 ‘강원도 산불’
2019년 4월 4일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이 옥계휴게소와 동해휴게소 방면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다음날 오전 9시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 고성·속초, 강릉·동해, 인제 등지 2872㏊(2872만㎡)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658가구 1524명의 보금자리와 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26명이 돌아오지 못한 ‘헝가리 유람선 사건’
해외에서 대한민국의 수십 명의 국민이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지난 5월 29일 오후 9시(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승객 33명(패키지 여행객 30명, 한국에서부터 동행한 가이드 1명, 현지가이드 1명, 사진기사 1명), 헝가리인 승무원 2명(선장, 기관장 각 1명) 등 총 35명이 탄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크루즈 선박과 충돌 후 전복돼 침몰했다.
당시 한국인 2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해당 유람선 사고를 낸 크루즈 선장은 구속됐고, 현재 재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국민들이 분노한 고유정 사건
사람들이 기억하는 연쇄살인범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 등은 2010년 이전에 검거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CCTV 설치가 늘어나고, 과학수사 발달, 개개인 위기에 대한 대비 등으로 2010년대는 다행히도 엽기적인 연쇄살인범이 없었던 10년이였다.
살인 사건 중 현재 진행 중으로 가장 많은 공분을 사고 있는 ‘고유정 제주 전남편 살인사건’을 최악의 사건으로 꼽았다.
고유정(36)은 현재 전남편 살해혐의를 받고 있다. 그 외에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 5월 25일 고씨는 전 남편 A씨에게 졸피뎀을 먹이고 살해하고 5월 26일~31일 사이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했다.
이후 고씨는 전남편 살해에 이어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추가로 기소됐다. 고 씨의 재판은 지난 8월 12일 첫 공판이 진행된 후 이달 16일 9차 공판까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