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500억弗 美농산물 수입 비현실적...中 '편법' 동원 불가피"

2019-12-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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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보도...中, 홍콩 통해 수입하던 美제품 직수입

"中, 직수입하면 홍콩 통계 아닌 중국 통계에 잡혀"

"美 농산물 구매 요구, 무역협상 걸림돌 될 것"

미국과 중국 간 1단계 무역협상 합의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이 원하는 만큼 미국산 농산물을 대거 사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중국이 온갖 '편법'을 동원해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17일(현지시간) 중국이 홍콩을 통해 수입하던 에탄올을 직수입하는 방법으로 미국산 제품 수입 규모를 대거 늘리는 식으로 미국의 1단계 무역협상 조건인 농산물 구매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은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된 이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 덕분에 경제·법률적 독립을 유지할 수 있었다. 중국과 홍콩은 각종 경제 지표도 따로 낸다.

그동안 중국은 홍콩을 통해 100억 달러(약 11조6620억원) 규모의 미국산 에탄올을 수입해왔는데 이를 직접 수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에서 직수입하면 홍콩 통계가 아닌 중국 통계로 잡혀 장부상에서 중국의 미국산 제품 매입 규모를 늘릴 수 있다.

미·중 양국은 지난 13일 중국이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 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은 애초 계획했던 대중 관세를 보류하고 일부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는 내용의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했다. 중국은 향후 2년간 농업·제조·에너지·서비스 등 4개 분야에서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물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다만 세부적으로 농산물 수입을 얼마나 확대할지는 발표되지 않으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이 2년간 320억 달러를 추가 구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가 곧 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는 86억 달러에 그쳤다. 미국의 대중 농산물 수출 규모가 최대치였던 2012년에도 260억 달러 수준이었다.

중국 상무부는 이와 관련해 팩스를 통한 의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이같은 편법을 동원하지 않고는 미국이 요구한 농산물 수입 규모를 소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전날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의 요구대로 농산물 구매를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중국은 시장 상황이 보장해줄 때만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버라 엘름스 아시아무역센터 이사는 중국이 미국에서 연간 500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을 수입해야 한다는 데 대해 "이는 터무니없는 양(crazy amount)"이라며 "대규모 수입량을 빠른 시일 안에 늘리는 건 향후 양국 무역협상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그 구매 요구에 맞출 수 있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1단계 합의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CCB인터내셔널시큐리티스의 마크 졸리 글로벌 전략가도 "당국자들의 발언 중 일부는 현실적이기보다 정치적"이라며 "중국이 사재기를 하지 않는 한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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