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도 미국 시장에 ‘신형 쏘나타’, ‘아반떼’, ‘투싼’, 제네시스 ‘GV80’, ‘G80’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차 역시 ‘신형 K5’, ‘쏘렌토’, ‘카니발’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양사가 신차 출시 계획을 공격적으로 잡은 건, 올해 형성된 긍정적인 판매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1~11월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누적 판매량은 각각 64만3062대, 56만4109대에 달한다. 이를 합하면 120만7171대다. 이변이 없는 한, 연간 판매량 130만대 돌파가 확실시 되는 셈이다. 양사의 합산 판매량이 130만대 고지를 넘는 건, 2016년 이후 최초다.
신형 SUV가 이같은 흐름을 주도했다. 양사가 올해 판매한 신차 중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인 걸로 집계됐다. SUV 판매 비중이 5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11월까지 합산 SUV 판매량은 66만8328대로, 이미 작년 연간 판매량(63만45대)을 넘어섰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경우, 지난달 판매량이 5268대로 직전 달 보다 20% 넘게 증가했다. 기아차 텔루라이드 역시 지난달 6824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월간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현대차 ‘쏘나타’의 경우, 2015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연간 판매량 20만대 수준을 지속하다 2018년 10만대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올해는 10만대 선마저도 붕괴가 유력하다. 기아차 'K5' 역시 2015년까지 연 판매량 15만대 수준을 지속하다 지난해 10만대 판매량이 붕괴됐다. 내년에는 쏘나타와 K5의 신형 모델이 본격 출시되는 만큼, 양 모델의 판매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건은 미국 내 젊은 구매층의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 여부다. 내년에는 2000년 이후 태어난 세대가 신차 시장의 새로운 소비자로 본격 합류한다. 현재 미국 내 세단 판매 비중은 2009년 55%에서 2019년 10월 25%까지 감소할 정도로 좋지 못한 상황이다. 결국 새로 형성된 소비층을 공략하지 않고서는 신형 세단의 원활한 성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답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신형 쏘나타’와 ‘K5'의 미국 내 원활한 성장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양 제품 모두 타사 제품 대비 차별화된 경쟁 요인을 다수 갖춘 만큼, 젊은 층의 마음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을 거라는 평가다. 실제로 신형 K5의 경우, 출시 전부터 주요 타깃을 20~30대로 설정해 △보는 즐거움 △타는 즐거움 △모는 즐거움을 완성했다. 외부 디자인도 젊은 층 입맛에 맞게 차체는 키우고 높이를 낮춰 역동적이고 활동적인 세단의 모습을 완성했다. 20대 소비자에게 선호도가 높은 △음성 인식 차량 제어 △공기 청정 시스템(미세먼지 센서 포함) △하차 후 최종 목적지 안내 등 신기술도 대거 적용했다.
전문가 전망도 낙관적이다. 신영증권은 현대기아차가 신형 쏘나타와 K5의 흥행에 힘입어 내년도 미국서 각각 73만대, 63만대의 판매량을 달성할 것으로 점쳤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136만대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내년에도 미국에서 점유율 확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사가 최근 출시 중인 세단은 전례 없는 젊은 감성을 담은 만큼, 20~30대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