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전쟁] '무슬림' 몰아내는 인도, '21세기 종교박해' 시작될까

2019-12-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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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cism is Here. Save India(파시즘으로부터 인도를 구하자).'

전 세계적으로 드물게 수십개의 종교가 공존하는 나라 인도에서 '종교자유'를 둘러싼 유혈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는 이른바 '반무슬림 시민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 등 인접국 출신 비이슬람교도 불법이민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안이다. 불교, 기독교, 힌두교, 시크교 등의 다양한 종교가 포함됐지만 무슬림만 제외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인접국 대다수가 이슬람 국가라는 지리적 특성상 무슬림 이민자가 많은 인도에서는 반발심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도는 세계에서 둘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다. 집계 가능한 인구만 13억6600만여명에 달한다. 사용하는 공용어만 14개다. 종교적으로는 힌두교도가 80.5%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무슬림은 13.4%로 비중은 작지만 인구 수로만 보면 1억8000만명이 넘어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무슬림들은 '인종차별' 키워드를 들고 일어섰다. 무슬림 거주자가 많은 아삼 주 등에서 촉발된 시위는 주요 지역 대학생들이 가세하면서 닷새 만인 17일 현재 수도 뉴델리로 번지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사실상 인도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 반정부 시위라고 볼 수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중심으로 힌두교 구성원들은 이번 개정안이 무슬림으로부터 종교박해를 받는 소수민족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라며 반정부 시위를 폭도로 몰고 있다. 

인도 정부는 시위 참가자들에게 최루탄을 쏘고, 실탄을 발포하는 등 강경진압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학생 100여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6명이 목숨을 잃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무슬림이 많은 아삼 주 일대에는 인터넷 서비스가 차단됐고, 일부 지역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SNS 등을 통한 시위 결집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법안이 인종차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자신을 힌두교도라고 밝힌 한 인도 대학생은 SNS를 통해 "인도가 인종차별 국가로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종교를 넘어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종교자유'와 '자유'의 경계는 생각보다 모호하다. '반무슬림 시민권법'이 낳을 미래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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