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기업 대약진...세계 경제 견인

2019-11-26 11:07
  • 글자크기 설정

순익 10배 증가 글로벌 기업 560곳 중 80%가 亞기업...中·日 나란히 1·2위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실적호조 기업 가운데 아시아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IT) 기업들의 활약상이 돋보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영문 자매지인 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25일 금융정보서비스인 퀵팩트셋이 취합한 올해 4~9월 결산 데이터를 토대로 2008년 4~9월에 흑자를 기록한 글로벌 8000개사(금융업 제외)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에 비해 순익이 10배 이상 증가한 상장 기업이 560개, 이 가운데 442개(80%)사가 아시아 기업이라고 보도했다. 아시아 기업들이 세계 경제 성장엔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아시아에서도 산업구조 변화나 소득 향상을 잘 반영하며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다루는 IT 기업과 고령화 사회에 발맞춰 나아가는 제약업종 기업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25개사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126개사로 뒤를 이었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기업은 19개사에 그쳤다. NAR은 중국의 고속 성장이 기업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7년 세계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은 15%로 2000년 4%에서 크게 높아졌다.

중국 인터넷 공룡기업 텐센트가 중국의 고속 성장에 큰 수혜를 입었다. 중국에 스마트폰이 대거 보급된 덕분에 텐센트의 메신저 앱인 위챗의 월간 이용자 수는 11억 명에 달한다. 텐센트는 주력인 게임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결제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올해 4~9월 순익이 438억 위안(약 7조3085억원)에 달했다. 11년 전보다 약 32배 늘어난 것이다. 
 

[사진=커지망 캡처]

소비재 관련 기업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중국 최대 에어컨 제조업체 거리전기를 비롯해, 필리핀 JG서밋홀딩스, 인도 이륜차제조업체 아이사모터스 등 일본과 중국 이외 아시아 기업들도 순익을 크게 늘렸다. 이는 아시아 각국이 단순한 '생산국'이 아니라 '소비국'으로서의 면모도 가지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기업들도 아시아 신흥국 소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제약업계의 실적도 호조를 보였다. 항암제, 마취약을 생산하는 중국 장쑤헝루이제약의 순익이 크게 늘었다.

다만, 아시아 기업들은 고속 성장 속에 특혜를 누려온 데 따른 리스크(위험)도 존재한다고 NAR은 지적했다. 중국의 경우 기업 부채가 급증하고 있으며, 부동산 거품 우려도 여전하다는 주장이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몸집을 키운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정부 지원 없이는 연명할 수 없는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미쓰이스미토모 자산운용 홍콩 사무소의 무라이 도시유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민영기업은 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만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