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군상조회, 사모펀드에 매각되나

2019-11-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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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군, ‘메트로폴리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향군상조회 “매각 과정 투명하게 공개해야”

 

대한재향군인회(향군)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대한재향군인회상조회(향군상조회)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향군은 누적 적자 커지고 있는 향군상조회를 매각해 본회의 부채 부담을 줄이겠다는 입장이지만, 향군상조회는 밀실 매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향군은 라임자산운용 부동산 펀드 관련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분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 금액은 200억원 전후로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군이 향군상조회를 매각하는 배경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향군에 따르면 당시 국가보훈처는 향군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상화 방안을 만들었고, 구조조정 차원에서 향군상조회 매각을 권고했다.

향군 홍보실 관계자는 “상조회는 회원들에 상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매각을 검토하라는 권고에도 2년간 대책을 강구해왔다. 다양한 수익사업을 추진하고, 신협과 계약 수수료율을 낮추는 등 시도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상조회 누적 적자가 늘었다”며 “향군은 5000억원 이상의 빚을 줄여야 하는 상황인데, 상조회는 오히려 본회에 부담을 주고 있다. 매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마침 인수하겠다는 업체가 나타나 협상을 진행 중인 단계다”고 설명했다.

향군상조회는 상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반박한다. 상조업 특성상 영업을 통해 회원을 유치하면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는 특성이 있고, 부채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영업을 열심히 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향군상조회 관계자는 “회계적인 부분에서 적자는 맞지만, 공정위 회계처리 지침을 준용하다 보니 회원을 많이 받으면 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일반 제조업처럼 비용을 제하고 순이익이 나는 메커니즘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에 매각을 추진 중인 만큼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향군상조회 노조는 지난 15일부터 향군 본관 앞에서 매각반대 집회를 개최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향군은 지난 18일 매각을 위한 기업 실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무산됐고, 이번 주 중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향군 관계자는 “노조의 반대가 커 실사를 못 했는데 이번 주 중으로 다시 진행할 예정”이라며 “노조에서 생존권 걱정을 하기 때문에 매각 조건에 고용 승계 부분을 확실히 포함할 거다. 19일 중으로 우선협상 업체 관계자와 노조 대표가 한자리에 앉아 대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말 선임된 최광준 향군상조회 대표.(사진=향군상조회)]


한편, 메트로폴리탄이 향군상조회를 인수하려는 목적에는 상조회사의 풍부한 유동성을 부동산 투자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시각이 나온다.

상조회사는 소비자가 납입한 선수금 50%를 공제조합이나 은행에 예치해야 하는데, 나머지 금액은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지난 4월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향군상조회는 약 1500억원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고, 약 90억원의 토지와 건물을 취득하기도 했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펀드 쪽에서는 향군상조회가 부동산 투자를 많이 한다고 소문이 파다했다”며 “(사모펀드의 인수는) 상조회사가 가진 풍부한 유동성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목적일 것”이라며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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