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세계경제 부진 속 의외의 ‘강세’... “내년까지 이어진다”

2019-11-0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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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권지수, 올해 상승폭 10년래 최대...대만달러도 강세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수혜'...올해 성장률도 상향조정

세계적인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만 경제가 예상 밖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악재’가 될 줄 알았던 미·중 무역전쟁이 대만에 ‘호재’로 작용해 해외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대만의 경제 회복세가 뚜렷하다.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올 들어 이날까지 연저점 대비 19% 올랐다. 이 추세라면 연간 상승폭이 10년 만에 최대가 될 전망이다. 8% 가까이만 더 오르면 1990년 기록한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을 깰 수 있다.

달러 대비 대만달러 가치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달러·달러 환율은 올 하반기 내림세를 지속하다가 이달 들어 30.5달러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 6월 이후 최저치다.

대만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의외의 결과다. 당초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만의 경제 성장세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의 많은 제품들이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조립된 전자제품 등에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업체의 주문이 줄어들고 대만 기업의 제품 수요도 감소하게 된다는 논리다.

그런데 이같은 상황이 오히려 대만에 수혜를 안겼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수입품을 대체할 공급처를 찾으면서 대만의 올해 상반기 대미 수출이 42억 달러(4조8000억원)가량 늘었다. UNCTAD는 대만을 미·중 무역전쟁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았다.

이에 따라 올해 대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상향조정 됐다. 대만 정부는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7%에서 2.5%로 높여 잡았다.

주목되는 점은 내년에도 대만 경제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대만 기술 분야에 대한 해외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셸리 리 메가인터내셔널투자서비스 회장은 “내년에도 대만 경제의 긍정적인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최근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더 많은 외국인 자금을 대만 시장에 유입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계에 따르면 이미 외국인들은 올해 대만 증시에서 80억 달러를 순매수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 다음으로 규모가 컸다. 전체 순매수액의 절반가량인 35억 달러가 대만의 반도체 회사 주식에 집중됐다.

프랑스 현지 운용사인 아문디자산운용은 “최근 대만 가권지수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기술주의 강세 덕분”이라며 “대만 기업들의 탈중국화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만 주식시장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단기간 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시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라고 지적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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