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대차잔고는 70조5000억원으로 9월 말보다 4조6000억원(7.0%) 가량 늘었다.
대차잔고가 70조원 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9월 말 72조3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13개월 만이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이 54조8000억원 수준으로 한 달 새 1조7000억원(3.2%) 늘었고 코스닥시장은 15조6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23.0%) 급증했다.
지난달 말 현재 전기·전자 업종의 대차잔고는 13조6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3000억원(10.2%) 늘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대차잔고가 6조6000억원으로 한 달 동안 1조800억원(37.1%) 늘어 전기·전자 업종 전체 증가 폭보다 컸다.
삼성전자 주가가 8월 말 4만4000원에서 9월 말 4만9050원에서 상승한 데 이어 지난달 5만원 선마저 돌파하자 대차잔고도 덩달아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전기·전자 업종 다음으로는 의약품(8000억원), 화학(5000억원), 유통업(2000억원) 등 순으로 늘었다. 반면 운수 장비(-6300억원), 기계(-1800억원), 보험업(-1400억원), 건설업(-1300억원) 등은 줄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운송장비·부품 업종과 제약 업종의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지난달 말 운송장비·부품 업종의 대차잔고는 2조9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7000억원(136.5%) 급증했다.
제약 업종은 9월 말 1조3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1조5000억원으로 2000억원(13.8%) 늘었다.
운송장비·부품 업종에는 에이치엘비가 포함돼 있다. 에이치엘비 대차잔고는 9월 말 1조원에서 지난달 말 2조7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161.1%)이나 급증해 운송장비·부품 업종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에이치엘비가 시장에서 통상 바이오주로 꼽히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약 업종 대차잔고가 많이 증가한 셈이다.
제약 업종 다음으로는 기계장비(735억원), 통신장비(518억원), IT 부품(336억원) 등 순으로 늘었고 반도체(-431억원), 음식료·담배(-200억원), 인터넷(-116억원), 방송 서비스(-114억원) 등은 줄었다.
대차잔고가 공매도 선행지표로 통하는 만큼, 그 규모가 커지면 잠재적으로 공매도 대기 물량이 많아질 수 있다. 공매도는 앞으로 주가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측하고 미리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실제 내려간 뒤에 싼값에 되사서 갚는 투자 기법으로 투자자들은 향후 주가 조정이나 하락에 대비해 공매도를 위한 대차 물량을 늘리게 된다.
다만 대차 물량 중 일부는 주가연계증권(ETF) 거래 설정 등의 용도로도 쓰이는 만큼 대차잔고가 늘었다고 반드시 모든 물량이 공매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