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도 특화설계 경쟁이 치열하다. 통상 정비사업 아파트는 도시개발과 택지지구 내 아파트와 비교해 설계가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평면을 꼼꼼히 따져보는 수요자들이 늘어난 데다, 지역 내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여서 건설사들도 빼어난 설계를 반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완판에 성공한 안양씨엘포레자이(경기 안양 소곡지구 재개발) 전용면적 84㎡A는 4베이(Bay) 판상형 구조에 전용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공간이 서비스 면적으로 나오며, 전용면적 59㎡B는 2면 개방형 설계가 적용돼 눈길을 끌었다.
특화설계를 갖춘 아파트 공급도 이어진다. 현대건설, 금호건설 컨소시엄은 전북 전주의 중심인 효자동에서 재개발로 힐스테이트 어울림 효자 아파트 분양에 들어갔다. 총 1248가구 대단지로 조성되며 전용면적 59~101㎡ 90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정비사업장임에도 불구하고 전용면적 78㎡ 일부 타입과 전용면적 84·101㎡ 전 타입에 4베이(BAY)·4룸(ROOM) 설계 등 다양한 특화평면을 선보이며 타입별로 대형 드레스룸, 가변형 벽체, 광폭 주방 등도 눈길을 끈다. 현대건설 홈 IoT 시스템 하이오티(Hi-oT) 기술도 적용돼 스마트폰으로 조명 및 난방 제어, 에너지 사용량 조회, 택배 조회, 엘리베이터 호출 등이 가능하다.
고려개발도 이달 경기 안산시에서 백운연립2단지 재건축 사업인 e편한세상 초지역 센트럴포레를 분양할 예정이다. 총 1450가구 중 전용면적 49~84㎡, 42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전용면적 49㎡에는 안방 드레스룸이 제공되며, 59㎡는 안방 드레스룸, 거실 팬트리지 제공된다. 타입별로 4베이 판상형 구조도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한신공영이 강북구에서 11월 꿈의숲 한신더휴 아파트를 분양 예정이다. 총 203가구로 조성되며, 이중 전용면적 55~84㎡ 117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온다. 전세대 남향 위주로 구성한데다, 탁 트인 전망과 광폭 주차장 등을 갖춘다. 강남권에서는 롯데건설이 대치2지구 재건축 아파트인 르엘 대치를 이달 분양 예정이다. 총 273가구 중 전용면적 55~77㎡ 31가구가 시장에 나온다. 타입별로 테라스 설계가 선보여 눈길을 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재개발, 재건축은 사업이 장기간 걸리는데다, 설계를 변경할 때마다 조합원 동의를 구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유행이 지나 선호도가 다소 떨어지는 설계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데다,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어 정비사업장도 설계에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