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의 아파트 특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수요자들의 입주 만족도를 높인 특화 설계가 분양 성공의 주무기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천편일률적인 수납장이나 가구 내 팬트리 구성도 식상한 디자인이 됐다. 각 건설사마다 지하 공간을 활용한 복층 구조, 홈 오피스로 활용할 수 있는 평면 옵션 등을 도입하거나 단지 안에 캠핑장, 가드닝, 식물학습 체험장 등을 통해 수요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 최근 서울 광진구에서 분양한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에는 롯데건설이 개발한 '캐슬 듀플렉스 가든하우스'가 적용됐다. 지상 1층과 지하 1층을 연결해 2개 층을 복층 구조로 활용할 수 있으며, 지하임에도 바베큐, 홈가드닝이 가능한 선큰공간을 마련해 다양한 야외활동이 가능하다. 이 설계가 적용된 단지의 전용면적 84㎡D타입은 1순위 청약 결과 1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9월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울산광역시 중구에서 분양한 '번영로 센트리지'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조경 면적이 약 35%에 달하는 조경 특화 단지로 '가든 링' 콘셉트의 조경 설계가 적용된다. 5개의 단지를 연결하는 커뮤니티 프롬나드(산책로) 주변으로 조경 환경을 갖춘 점이 인기 요소로 부각되면서 1순위 청약에서 올해 울산 내 분양 단지 중 최고 접수 건수인 2만6408건을 기록했다.
외관 특화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단지 모습만 봐도 특정 건설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떠오르는 독창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수요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상징성과 인지도를 높여 지역 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화건설이 대표브랜드인 '포레나' 전용 디자인을 개발해 적용한 전라남도 순천시 '포레나 순천'의 경우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8.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계약 5일 만에 전 가구가 완판됐다. 이 단지의 경우 출입구 디자인부터 필로티, 각 동의 건물 외부 색채, 패턴, 로고 등에 모두 포레나 익스테리어 디자인이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이나 전매제한, 청약 등 고강도 규제가 이뤄지고 있어 신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흘러가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화 상품이 적용된 아파트의 경우 건설사에서는 타 단지와의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수요자 입장에서는 주거 만족도가 높고 프리미엄도 높게 형성된다"고 말했다.
◆실수요+프리미엄 '일석이조'...핫한 특화단지 어디?
이러한 가운데 올해 특화 상품을 적용하는 신규 단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건설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일원에서 선보이는 '영통 롯데캐슬 엘클래스'는 조경면적 비율이 37%에 달하는 친환경 단지로 조성된다. 블록별 단지 중앙에는 조경과 어우러지는 중앙광장이 조성된다. 수경시설과 가로수길이 있는 '골든에비뉴'와 특화 정원 '플로라테라스', '골든테라스' 등 풍부한 녹지 환경을 누릴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은 다음달 경기도 화성시 반정동 일원에 '반정 아이파크 캐슬'을 분양한다. 2개 단지로 이뤄지며 지하 3층~지상 최고 19층, 34개동, 전용면적 59~156㎡ 총 236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단지는 일부 세대 내 조리공간이 별도로 마련된 테라스 특화 설계가 적용된다. 대전도시공사와 현대건설이 대전광역시 갑천지구친수구역 1블록에서 공급하는 '갑천1 트리풀시티힐스테이트'는 단지 면적의 약 40%를 단지 바로 옆을 흐르는 갑천과 어우러지는 조경 공간으로 조성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방 개수를 늘리거나 구조를 변형하는 등의 평면 설계가 특화 상품의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코로나19 이슈와 부동산 규제 등으로 특화설계가 조경이나 커뮤니티, 외관 등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시장의 변화에 맞춰 특화 아파트가 진화하고 있는 만큼 올해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라면 이러한 단지들을 눈 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