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배진수 신한AI 대표 "인공지능 기술, 20년 뒤에는 상용화될 것"

2019-11-01 05:00
  • 글자크기 설정

인공지능 활용 초기단계 2040년 전분야서 상용화될 것

AI플랫폼 '네오' 금융데이터 43만개 비정형 1800만개

기존 로보어드바이저와 달라… 3개월간 수익률 8.94%

데이터 고도화 땐 리스크관리·신용평가에도 활용할 것


10 vs 18000000.

기존 로보어드바이저와는 '체급'이 다른 '진짜 AI'가 나타났다. 증권사 로보어드바이저가 10~20개의 변수를 활용하는 반면, 신한AI는 AI플랫폼 '네오(NEO)'에 과거 30년치 금융 정형데이터만 43만개, 전문가 블로그 등 심리·정책 변수에 관한 비정형데이터는 1800만개를 소화시켰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신한AI 사무실에서 만난 배진수 신한AI 대표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문가를 포함하고 있는 하이브리드형"이라며 "신한AI는 완전 인공지능을 베이스로 기존의 로보어드바이저와는 차원이 다른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 '막내'의 이유 있는 자신감

이제 막 걸음을 뗀 '신한금융 막내 계열사'라고 보기에는 자신감이 가득한 모습이다. 회사 출범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2016년부터 탄탄한 기초를 다져온 덕분이다.

2016년 '세기의 대결'인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경기를 지켜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곧바로 인공지능 도입을 추진했으며, 지난해 신한금융의 주요 자회사(은행·금투·생명자산운용)와 IBM 및 국내외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보물섬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신한금융은 '보물섬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빅데이터로 글로벌 마켓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고, 자산 배분 및 글로벌 우수상품을 추천하는 인공지능 분석 모델 네오에 대한 개발과 업그레이드를 진행해 왔다.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의 경기·시장 예측을 습득해온 네오의 예상 적중률은 87%에 달한다. 현재는 이 데이터를 토대로 베타 테스트 중이다.

자산배분부터 리밸런싱까지 맡기고 수익률을 체크하고 있는데 비교 대상인 골드만삭스와는 이미 3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신한AI가 8.94%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골드만삭스는 2.34%에 그쳤다.

아직은 운용기간이 3개월에 불과해 더 지켜봐야겠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9%에 육박하는 수익률은 의미 있는 숫자다.

일단 AI가 구성한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와 전략 인덱스를 발굴해 투자자들에게 추천할 계획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동향을 잡아내 자본시장에서 차별화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배 대표는 "신한AI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준비 중"이라며 "신한AI가 금융 관련 인공지능 기술이 다른 금융사와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 생태계 분석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사진=신한AI 제공]

◇ 인공지능=에디슨의 전구 발명?

풀어야 할 숙제는 있다. 높은 예상 적중률과 수익률은 자신하지만 인공지능이 포트폴리오 구성을 '왜' 이렇게 했는지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경기에서 '왜' 그 자리에 바둑알을 뒀는지 알 수 없는 이유와 같다. 딥러닝을 통해 수많은 변수에 대응하는 것은 가능해졌지만 이에 대한 설명에는 조용해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에서 투자자들을 쉽게 설득하기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 할 문제다.

배 대표는 "알고리즘을 만든 사람도 수익률을 높이는 데는 자신이 있지만, 어떤 변수 때문에 이 결과물이 나왔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며 "히스토리를 쌓아서 설명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생태계 분석이 끝나고 네오의 데이터가 고도화되면 단순히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것에서 벗어나 AI 기술을 바탕으로 리스크 관리, 신용평가, 컴플라이언스 등 다른 분야로도 네오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는 신한금융 내 계열사에만 제공하고 있지만, 정교화 작업이 완료되면 외부 기관투자, 연기금, 다른 자산운용사에도 확대된다. 일반 투자자들도 인공지능을 접목해 투자할 수 있다.

그는 "저금리시대가 고착화되면서 예적금 금리는 겨우 1% 수준"이라며 "과거 5억원, 10억원 이상 고객에게만 자산관리를 해줬다면 지금은 자산기준이 많이 내려간 것처럼 인공지능을 통한 시장예측과 상품 포트폴리오 활용도 대중화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인공지능 상용화 시기는 2040년으로 내다보면서 딥러닝을 '에디슨의 전구 발명'에 비유했다. 토머스 에디슨이 직류 전기를 활용해 자신이 발명한 전등에 불을 밝힌 건 1882년이었지만, 전기의 힘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것은 19세기 후반이었던 것처럼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은 이미 만들어졌고, 지금은 초기단계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에 찬 얼굴로 말했다. "인공지능이 보편지능을 뛰어넘는 게 지금은 일부라면 20여년 뒤에는 모든 인공지능이 보편지능을 뛰어넘게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엄청난 기술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사진=신한AI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