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감] 역세권 청년주택, 주변시세와 비슷한 고임대료

2019-10-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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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모집 583호 중 67호(11%)만 진짜 공공임대

청년들에게는 주변시세와 비슷한 고임대료, 사업자에게는 수백억 분양수익 안겨

군자역 역세권 청년주택 [자료=서울시 제공]


올해 입주자를 모집한 구의동과 충정로3가 청년주택의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높다는 지적이 많다.

청년들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임대료로 인해 본래 취지인 청년들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 등 개발업자에게만 막대한 이득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개발사업을 통해 오히려 주변 시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다.
17일 정동영 의원실(민주평화당)에 따르면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 중 민간임대주택의 경우 임대료가 주변시세에 비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공공임대와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구성된다. 공공임대는 서울시가 매입해서 임대하는 형식이 만큼 임대료가 저렴하나 민간임대는 그렇지 않다.

더구나 공공임대주택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민간임대주택이다. 구의동과 충정로 두 곳 평균 공공임대는 11%, 민간임대는 89%로 민간임대주택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주변 지역과의 임대료 비교를 위해 청년임대주택(민간)을 서울시 8월 평균 전월세전환율(5.2%)로 전세가로 환산한 결과 전용면적 기준 3.3㎡당 전세가격이 구의동은 2500만원, 충정로는 2300만원으로 나타났다.

구의동 청년 16형이 1억 5000만원, 신혼부부 32형이 2억원이며, 충정로는 청년 16형이 1억 1500만원, 신혼부부 35는 2억 4000만원이다.

주변시세는 이보다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다. 청년주택과 바로 마주보고 있는 34형 오피스텔의 전세가는 1억 8000만원이다. 강변역 한정거장인 구의역에서 300m 떨어진 14형 원룸의 전세가격은 9500만원이다. 구의역 주변 33형 도시형 생활주택은 전세가격이 1억 7000만원-1억 8000만원에 매물이 형성돼 있다.

충정로도 마찬가지이다. 충정로역에서 30m떨어진 30형 오피스텔은 전세2억, 100m떨어진 38형 투룸 빌라는 전세가 2억 1000만원이다. 앞서 예로 든 매물은 모두 완공 10년 이내 매물들이다.

바로 옆 2008년 완공된 33평(84형) 아파트의 전세가는 4억 5000만원이다. 사업자가 어떠한 기준에서 주변 시세를 산출하고 임대료를 책정했는지 알 수 없지만 민간임대의 경우 주변시세의 75%~90%로 공급하겠다는 서울시의 애초 설명과는 전혀 동떨어진 결과이다.

해당 주택이 위치한 지역 전체와 비교하면 역세권 청년주택이 역세권이라는 미명으로 얼마나 비싼지 알 수 있다. 광진구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3.3㎡당 2100만원, 서대문구는 3.3㎡당 1550만원으로(KB부동산, 전용면적 기준), 청년주택이 지역 평균보다 높다.

이로 인해 서대문구 민간임대 중 신혼부부 공급은 최대 0.7대1, 최소 0.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구의동의 경우에도 청년을 대상으로 한 16, 26형은 100:1을 넘었지만, 역시 신혼부부 32형은 0.9:1을 기록했다.

반면, 사업자들은 토지가격 상승과 주변 집값 상승 등으로 큰 수익을 거둬갈 것으로 예상된다. 충정로는 애초 3종 주거지역이었으나 준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되었고, 구의동은 2종에서 준주거로 변경됐다. 용도변경이 되면 허용 용적률이 상승하고 땅값이 수배가 상승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역세권에 위치하고, 신축아파트이며, 발코니 확장,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역세권청년주택과 노후 단독·다가구와 오래된 오피스텔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발코니 확장을 포함한 실거주면적과 관리비를 포함해 비교하면 주변 오피스텔보다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청년들의 주거 고통을 덜 수 있도록 청년주택사업으로 사업자가 공공 기여하는 약 20% 공공임대주택 외에도 민간임대주택을 SH공사에서 직접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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