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사랑으로 포장된 범죄, 데이트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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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데이트폭력'으로 평균 26명 검거

연인 감금 후 폭행... 악몽같은 26시간

데이트폭력, 신체적 폭행 뿐만 아니라 원치않는 스킨십과 집착 등의 정신적 학대도 포함


 

지난 3일, 연인 관계였던 50대 남성이 40대 여성을 감금한 후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남성은 아침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무려 26시간 동안 피해자를 감금하고 목을 조르며 흉기와 둔기 등으로 수차례 위협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남성은 “피해자가 바람을 피웠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미국의 관계폭력 각성 센터(The Center for Relationship Abuse Awareness)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의 정의는 “현재 사귀고 있거나 예전에 사귀었던 상대를 강압하거나 조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폭력이나 억압”입니다. 폭행과 상해가 아니어도 상대가 위협을 느끼거나 정신적 상해를 입는 여러 경우가 데이트 폭력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앞의 사례는 최근의 대표적인 데이트 폭력 사례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 가해자 대부분의 공통적인 특징을 소유욕으로 분석합니다. 가해자들은 자신의 폭력 원인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특징도 있습니다.

최근 3개월 사이에 일어난 데이트 폭력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면, 가해자들은 모두 데이트 폭력 이유를 피해자에게 돌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9년 7월 1일 김모씨(20)는 헤어진 여자친구 A양(10대)을 찾아가 성폭행 한 후, 21일에 다시 찾아가 흉기로 협박했습니다. "죽이지는 않고 찌르기만 할게"등의 말로 10분 넘게 위협하다가 신고를 받고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2019년 8월 5일에는 현역 육군 중위가 모텔에서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습니다. 여자친구가 잠든 사이 몰래 여자친구 핸드폰 잠금을 풀어 메신저를 확인했고, 자신을 욕 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메신저로 자신을 욕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2시간 동안 때려서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의 심한 상해를 입혔습니다.
 

2019년 8월 15일에는 20대 남성이 이별을 통한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트렁크에 납치한 후, 3시간가량 감금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남성은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한 뒤, 자신을 만나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2019년 8월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여자친구를 감금하고 폭행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자신의 집에 여자친구를 가두고 목을 조르거나 얼굴 등을 수차례 때린 남성(22)이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별을 통보받고 저지른 범행으로 밝혀졌습니다.
 

앞선 사례와 같이 헤어지고 난 후에도 데이트 폭력이 끊이지 않자 '안전 이별'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났습니다. 꾸준한 데이트 폭력 발생으로 인해 최근 국민 청원에는 데이트 폭력 처벌 강화와 피해자 보호에 대한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트렌드모니터 2018 데이트 폭력에 대한 대처 행동의 적극성 평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 등을 처벌할 수 있는 엄격한 법규 마련이 시급하다에 답한 사람이 87.6%로 데이트 폭력이 더 이상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행정안전위원회, 경기광주시갑)은 "사귀는 사이이기 때문에 신고를 꺼리거나 일방적으로 참는 경우가 많아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데이트 폭력이 더 많을 것"이라며 "데이트 폭력 예방 대책뿐만 아니라 데이트 폭력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한 노력도 함께 병행하여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데이트 폭력은 사랑싸움이 아닙니다. 폭행에 해당하는 엄연한 범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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